'韓브랜드' 생명력 살리기
'韓브랜드' 생명력 살리기
  • 이광철
  • 승인 2005.07.07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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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韓)복’, ‘한(韓)지’, ‘한(韓)식’, ‘한(韓)국어’, ‘한(韓)국학’, ‘한(韓)옥’. 방금 언급한 6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모두 한(韓)으로 시작하는, 한국을 대표하고 우리의 문화와 생활을 대변하는 우리 고유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이다. 

 문화관광부는 위의 6가지를 '한(韓)브랜드(Han Brand)'로 명명하고 한국전통문화 콘텐츠의 생활화 및 세계화를 꾀하기 위해 2010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한(韓)브랜드(Han Brand)' 사업을 추진할 예정에 있다고 한다. 문화관광부의 '한(韓)브랜드(Han Brand)' 지원전략은 건강성과 과학성이 깃든 전통생활문화를 재발견하고, 문화정체성의 확립과 한류의 지속적인 확산을 위한 지원전략이다.  

 그렇다면 '한(韓)브랜드(Han Brand)' 사업을 대비하는 전라북도의 현황은 어떠한가. 전라북도 특히 전주는 전통문화의 중심도시이며, 한지를 비롯한 한옥, 한복, 한식 등 전통문화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지역적인 안배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전북은 ‘한류’의 원조도시가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겠다.

 그러나 전라북도에서 '한(韓)브랜드(Han Brand)' 사업이 추진되고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아직 갖추어야 할 것이 많다. 한지와 한식, 한옥 등의 실제 실물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 우수하게 보존되고 있지만 '한(韓)브랜드(Han Brand)'라는 이름으로 문물을 상품화하는 씽크탱크(Think-Tank) 연구조직이 부재하고, 상품화를 위한 마케팅 방안과 지원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보다 많은 연구들이 생산현장에 적용되는 성과로 이어져야 하며, 전북도와 시의 지원도 생산현장까지 그 범위가 미쳐야 된다고 생각한다. 연구를 뒷받침 할 생산현장이 근간을 잃어버리면 '한(韓)브랜드(Han Brand)' 의 맥 또한 생명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상품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활용으로 브랜드의 경쟁력과 상품성을 높이는 것도 빠뜨려서는 안 될 점이다.

  지난 해 6월 전주시 팔복동 일대에 국비와 시비, 그리고 자부담 등 모두 12억원을 들여 조성한 한지협동화단지의 5개 입주업체 대부분이 자금난 등으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거나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이처럼 한지 생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최근 중국산 한지가 무분별하게 수입되면서 전주한지의 판매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한지에 대한 기초적인 개발정책은 있었지만 이를 상품화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유통에 대한 고민과 활용에 대한 적극성이 부족했다는 반증이라 하겠다.

 경쟁력을 갖추는 최우선의 대안은 한지의 대중적 소비를 늘리는 일이다. 우선적으로 관공서에서의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관공서 공문, 초대장, 심지어는 명함에 이르기까지 한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관공서에서의 소비가 일반화되면 대중적 소비 역시 늘어날 것이고 차차 한지를 일반종이와 비슷한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한복이 다각적인 디자인 개발을 통해서 실용화와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생활한복과 고급 파티복으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는 것처럼 한지를 장판지, 벽지나 의상, 장식품, 공예 등의 문화상품과 첨단소재 등으로 개발하여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한(韓)브랜드(Han Brand)'사업은 체계적인 제도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이벤트성 사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이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우리의 천년 전통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재생산하는 중요한 과정에 우리 모두가 힘을 기울일 때이다.

이광철<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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