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 홈페이지 촌평
지방정부 홈페이지 촌평
  • 서영복
  • 승인 2005.07.1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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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주위 분들께 전북도와 각 시군의 홈페이지를 촌평해달라 청했다. 오랜 시간, 기준을 정해 모니터링한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평가는 다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지방정부 홈페이지 운영에 관해 함께 생각해봤으면 하여, 각 촌평들 가운데 몇 가지만 소개한다.

 우선 전북도의 경우, 홈페이지 전반에, ‘전통문화’ 같은 지역특화 이미지나 브랜드 전략을 좀더 무르녹였으면 한다. 각 메뉴에 영어표기가 쓸데없이 많다. 시민공모나 축제 같은 것을 ‘이벤트’로 분류해놓은 것은 관료적 발상이다. 전주시의 경우, 디자인도 자료검색도 편하다. ‘어린이 전주’ 등은 어법에 맞지 않다. ‘120 생활민원 코너’는 답변내용의 공개로 나름의 학습효과가 있다. ‘생활정보’가 너무 시시콜콜 분류되어 있다.

‘뭘 위해, 어떻게’ 고민 없다

 군산시는, 디자인과 폰트에 신경 썼으면 한다. 구성과 내용게재를, 더욱 방문자 편에서 생각해야 한다. ‘군산시 사이버타운’ 페이지는 적절치 않은 면 배치다. 익산시는, 홈페이지 상단에 ‘의회’를 병렬배치한 게 좋다. 무주군은, 사진은 훌륭하나, 관광자원 소개와 지역산품 마케팅 일변도다. ‘지역혁신방’은 구석에 처박혀 있다. 무료 민원전화 시스템의 활용 시도는 훌륭하다. 진안군은, 분위기가 어둡다. 장수군은,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뷰어 프로그램’도 크게 해서,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임실군은, 주민들이 참여하고 봐야 할 내용들은 별로 없고 쓸데없는 배너와 동영상으로 가득하다. 이메일 서비스만큼은 제공하기 바란다. 순창군은, 디자인이 구식이지만, ‘유용한 정보페이지 링크'로 교통편 예약 등을 원스톱으로 가능하게 연결해두었다. ‘민원바구니'는 여러 민원을 한꺼번에 신청할 수 있게 한 점이 돋보인다. 남원시는, ‘사랑의 도시 남원…’이라는 타이틀과 ‘춘향 신문고’가 아무래도 캐릭터 남발이다. 시장이 ‘걸어온 길’ 또한 약력 정도면 충분하다.

 완주군은, ‘드림넷’이라는 표현이 걸맞지 않다. 사진 이미지가 빼어나지만, 메뉴가 잘 보이지 않는다. 김제시는, ‘쌀눈이’ 캐릭터는 눈에 확 들어오나 디자인, 콘텐츠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정읍시는, ‘녹두꽃 피고 파랑새 나는 정읍 만들기’라는 타이틀이 ‘녹두장군 노래’를 떠올린다 해도 억지스럽다.

 고창군은, ‘통합검색’과 ‘참여마당’을 따로 만들어 시선을 붙잡는다. ‘아주 특별한 고창’ 등은 공감하기 어렵다. 부안군은, ‘실과 공유 페이지’, 지방정부 혁신 ‘세부 실천계획’ 등이 높이 살 만하다. ‘정보마당’의 내용은 군정이나 주민생활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축제와 문화원 소개 페이지를 ‘연예/오락’으로 하는 등, 부적절한 제목처리가 더러 있다. ‘열린광장’의 ‘캘린더’에는 ‘불멸의 이순신’ 촬영 날짜만 적혀 있다. 군정에 대한 관심 촉발에 더욱 힘썼으면 한다.

주민·국정과제를 채워넣자

 전체적으로, 아이디어는 넘치나 구현방식이나 내용이 미흡하다. ‘단체장 소개’란을 일방적 형식적 소통수단으로만 삼지 말고, 주민의사 수렴에도 활용했으면 한다. 출향인사들과 전국의 불특정 다수들도 겨냥하여, 내용의 구성과 네트워킹에 힘썼으면 한다. 지역문제 등에 관한 토론마당, 지식?정보?정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성 회복의 장(場)으로 꾸려갔으면 한다. 정부혁신, 분권?자치?참여, 균형발전, 반부패 등 주요 국정과제와 관련해서도 필요할 때만 부르짖지 말고 유관내용을 홈페이지 운영에 충실히 반영하길 기대한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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