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옛부터 치산치수를 잘하는 나랏님을 현군이라 칭했고 산과 물은 나라의 근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물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치산치수는 유효하다. 말할 것도 없이 물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서 지구적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물 사정은 어떠한가? 우리나라 수자원의 원천인 강수량의 연평균은 1,274mm로서 세계 평균인 973mm보다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1인당 강수량은 2,970톤으로 세계 평균인 26,800톤보다 훨씬 낮다. 우리나라의 강수량을 총량으로 환산하면 약 1,267억톤으로 이 가운데 30%는 바다로 유출되고 자연적 증발은 47%나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물의 이용량은 전체의 23%인 약 300억톤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중에서도 생활용수나 공업용으로 사용량은 전체 강수량의 6%에 불과하고 그나마 자연 하천수 취수가 57%나 되기 때문에 조금만 가물어도 당연히 물 부족이 된다.
물이 풍부하고 깨끗하기로 이름난 우리나라도 어느 덧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수자원이 풍부했던 우리나라가 인구의 증가와 허술한 물 관리로 사막국가와 같은 물 부족 국가군에 포함된다니 심각성을 깨달아야 할 때가 지금이다. 형편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우리나라의 물 소비는 가히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우리는 불과 20여년전만 하여도 저축 장려는 물론 몽당연필 쓰기, 학습장 아껴쓰기, 교복물려입기, 국산품 애용 등 곳곳에서 근검절약이 생활화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것들이 실종 된지 오래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연히 물을 헤프게 쓰고 함부로 다루는 것이 오히려 정상인 것처럼 되어가고 있다. 물도 자원임에 틀림없다. 무작정 소비하다가는 머지 않아 기름을 수입하듯이 물을 수입해야함은 자명한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에서는 21세기 물부족 시대를 대비하여 깨끗하고 풍부한 수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효율적인 수자원정책을 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물 사용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다. 물을 아껴 써야 한다. 이제 물을 물 쓰듯이 하던 때는 갔다. 물을 돈 쓰듯이 철저한 계산아래 써야할 것이다.
<전주 송북초등학교 교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