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동안 어떤 책을 읽을까?
방학 동안 어떤 책을 읽을까?
  • 하영민
  • 승인 2005.08.18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학은 그 어느 때보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무더위라는 복병이 있지만 책 읽기를 통해 무더위도 식힐 수 있다. 남들이 모두 피서를 간다고 야단일 때, 선풍기의 도움을 받더라도 재미있는 책 한 권 옆에 두고 읽다 보면 여름나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잘 안다. 왜 읽어야 하는지도 않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으려 하면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걱정이 된다. 책 선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책 몇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도서들은 중학생 위주로 소개하는 것들이다.

  ▲아인슈타인이 이발사에게 들려준 이야기(저자: 로버트 L.윌크)

  이 책은 과학에 대한 예비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 제목처럼 이발사나 아인슈타인에 대해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아인슈타인이 이발소 의자에 앉아 이발사에게 해주었음직한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일상적 현상에 대한 수많은 과학적 호기심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흥미진진한 과학 이야기로 100여 개의 질문에 대한 놀랍고도 명쾌한 대답이 실려 있다. 이 책은 뭔가를 이해하고 깨닫게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책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저자: 이문열)

  이것은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수록되어 화제가 된 이문열의 작품이다. 권력의 형성과 몰락 과정을 초등학교 교실이라는 공간 안에서 보여주고 있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와 가하는 아이의 심리, 불의에 저항해 보지만 무관심한 선생님, 당하는 아이가 처절한 굴종과 패배감을 안고 어른이 되었을 때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는 소설이다.

  ▲모모(저자: 미하엘 엔데)

  사람들에게서 시간을 빼앗아가는 회색 신사집단, 시간을 저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쫓겨 여유를 잃고 피폐해지는 사람들, 그리고 모모.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마음으로 읽히고, 어른들에게는 감동으로 읽히는 아주 특별한 동화이다. 시간은 삶이고 삶은 우리 마음속에 깃들여 있다는 메시지가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나면 삶이 보다 더 풍족해진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저자: 이윤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저자의 풍부한 해설이 돋보이는 책이다. 기존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책과는 달리 저자는 신화의 근원에 대한 해설을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으며 저자의 감정어린 미문들과 직접 찍어 선별한 도판 등을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대화체로 되어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우리식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길 잃은 태양마차’라는 제목으로 그리스 신화의 일부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다영이의 이슬람 여행(저자: 정다영)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여고생 다영이가 세계사 교과에서 사각지대로 존재하는 이슬람 나라들의 역사와 문화를 현장 답사하면서 현지인들과 직접 대화하고 새로운 경험을 겪으면서 기록한 글을 모은 책으로 청소년의 눈높이로 청소년의 감성으로 바라본 이슬람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치우친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생소한 이슬람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나무야, 나무야 왜 슬프니(저자: 우종영)

 올해로 20년째 아픈 나무들을 치료해오고 있는 나무의사 우종영이 아픈 나무들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쓴 이야기이다. 나무가 되어, 나무 입장에서 서술한 동화 같은 이야기들 안에는 오늘날, 인간과 함께 사는 탓에 고통 받으면서도 도망치지도 못하는 나무라는 존재가 겪는 아픔과, 안타깝게 잊혀져가고 사라져가는 나무들의 애환이 절절하게 묻어난다. 그래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의미까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들며, 나아가 나무와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준다.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저자: 전국역사교사모임)

 재미없고 외울 것만 많은 국사 교과서, 개설서를 요약한 듯 죽은 지식을 나열한 교과서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 교과서 제작에 현직 교사들이 발을 벗고 나섰다. 강의와 암기로만 이뤄지는 역사 수업을 넘어서, 생동감 있는 이야기와 감동이 살아있는 역사 수업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한국적 색감과 새로운 기술로 구현한 지도, 도표, 일러스트, 1,500여 컷의 사진뿐만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 포토 애니메이션 등 90년대 우리 출판계가 축적한 모든 편집 디자인의 성과를 활용하고 있어 그 의의가 자못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문화재를 찾아서>, <역사의 현장>, <여성과 역사>, <청소년의 삶과 꿈>등의 특별 꼭지를 마련하여 학생들이 우리 역사를 좀더 친숙하게 마주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배려한 데에서 선생님들의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오체불만족(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지만 울적하고 어두운 인생살이를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팔다리가 없는데도 매일 활짝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은 태어나면서부터 팔다리가 없었고 성장하면서 10㎝ 남짓밖에 자라지 않은 저자의 장애를 이긴 '초개성적인 삶'에 대한 기록으로 일본 와세다대 정경학부 정치과에 재학 중인 저자는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솔직하고 위트 있게 담아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오체가 만족하든 불만족하든 행복한 인생을 보내는 데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TV 동화 행복한 세상(저자: 이미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이다. 때로는 가슴 아프고 때로는 마음 훈훈한 사연들에는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하는 힘이 있다. 또한 『TV동화 행복한 세상』에는 진솔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파스텔 톤의 애니메이션이 있다. 세련되지는 않지만 정감 있는 그 그림들은 그 감동의 깊이를 더하기 충분하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럴 땐 더운 집보다 도서관을 찾는 일도 좋을 것이다. 전라북도교육청 옆에 자리 잡은 학생회관 도서관은 많은 장서를 확보하고 있다. 소개한 책들 외에도 많은 좋은 책들이 있다. 더위를 피해서라도 한 번쯤 방문할 것을 권장한다. 시원한 분위기에서 책 한 권을 읽다보면 어느덧 더위를 잊을 것이다.

  <전일중 교사·본보 NIE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