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평양공연
조용필 평양공연
  • 승인 2005.08.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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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부대"라는 말이 있다. 스포츠나 대중문화를 선호하는 열성소녀들을 이른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스타풀레이어나 각광을 받는 가수, 탈렌트 등 대중문화 히로인들이 나타났다 하면 으례 탄성을 지르고 아우성 치는 오빠부대가 있어왔다. 지금도 운동경기장이나 대중문화 공연장소는 반드시 이런 오빠부대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귀여운 우리 소녀들의 애교덩어리로 보아줌직 하다. 이 오빠부대의 첫 개시가 아마 조용필 가수가 아닌가 생각된다. 1970년대 초 조용필이 데뷔곡으로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일약 하루아침에 유명세를 타게 됐다. 이때부터 우리 여학생들이 조용필을 따라다니기 시작, 오늘의 오빠부대 서막을 이루게 된 거다.

▼돌아와요 부산항은 우리뿐만 아니다. 그 무렵 일본에도 대유행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970년대 초 일본을 여행했을 때 일분 전국의 "가라오케(노래방)"에서 80% 이상이 돌아와요 부산항을 애창할 정도라고 했다. 아닌게 아니라 도쿄 거리의 "다치노미"집(우리 선술집)에서 술이 거나한 취객들이 어깨를 끼고 돌아와요 부산항을 부르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1960년대 한명숙의 "노오란샤쓰 입은 사나이"가 홍콩, 태국 등 동남아 일대로 퍼졌던 때와 같다.

▼엊그제 23일 평양 정주영체육관에서 광복 60년을 기념하는 조용필 공연이 열렸다. 북한 관중 7000명이 관람했다니 대성황이다. 이날 공연에서 그는 "록"에서 트로트, 민요와 현대적인 "팝" 등이 다양하게 불러졌고 북한에서 요청한 돌아와요 부산항과 "그 겨울의 찻집"과 함께 "모나리자" "험난한 풍파 다시 만나리" 등 북한 노래도 불렀다.

▼조용필 노래는 다시 ’봉선화"와 "황성 옛터"로 이어져 일제 강점기의 회한을 달래기도 했는데 2시간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2002 서울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편곡한 "꿈의 아리랑" 은 이 노래의 후렴구를 모두 따라불러 그 감동을 더했다는 소식이다. 조용필 평양공연은 남과 북의 그동안 이질화됐던 대중문화의 동질성을 찾을 수 있었다는데도 큰 의미를 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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