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찬 선생의 논술 지상강좌(12)
최찬 선생의 논술 지상강좌(12)
  • 승인 2005.08.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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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형 논술

[논제]

생명공학의 발달은 우리 인류에게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생명공학의 발전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 또한 적지 않다.

다음 제시문을 참고로 하여 생명공학의 발전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그에 대한 적절한 근거를 드시오.

단, 생명공학의 발전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 제시문 가)의 상황을 어찌 해결할 것인가를 분명히 하고, 발전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 나)에 제시된 문제점에 대한 자신을 견해를 서술하시오.

[제시문]

(가)Famine, malnutrition could kill 300,000 people in southern Africa

HARARE, Zimbabwe (AP) - Hunger and malnutrition could trigger the deaths of 300,000 people from preventable diseases in southern Africa within the next six months, regional and U.N. health officials warned Tuesday. Disease and declining health services made famine facing 14 million people across southern Africa the region??s worst humanitarian crisis, said Gro-Harlem Brundtland, head of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A famine is about health. Food shortages are followed by illness ... food aid must combined with health services,?? she told a meeting of regional and international health officials in Harare.

The prevalence in the region of HIV-AIDS infection, tuberculosis, malaria and other preventable diseases sharply heightened the risk of deaths in vulnerable, impoverished groups suffering malnutrition, she said. As many as 300,000 people could die from preventable causes within six months if denied basic medical care.

Famines of this magnitude are bound to disrupt health systems. Action to protect and strengthen health care must happen during, and not after, the crisis,?? Brundtland said.

The meeting of officials from U.N. agencies and 10 regional governments ends Wednesday. Most officials are scheduled to travel on to the World Summit on Sustainable Development in neighboring South Africa.

(The Korea Herald 8월 29일자 4면)

(나)그린피스와 같은 국제 환경단체는 생명공학을 핵 산업 반대와 같은 기조로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 어쩌면 생명공학을 핵보다 더 위험하다고 평가할지 모른다. 생각하기도 끔찍한 1986년 4월 26일 새벽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도 시간이 가면서 잊혀지고 있다. 세월이 지나면서 피폭자의 고통도 사라질 것이며 수천 년이 걸릴지 몇만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오염 지역도 정상으로 회복될 것이다. 종말을 향한 핵무기의 자폭행위가 연출되지 않는 한 핵 사고로 인한 피해 지역은 국지적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생명공학으로 인한 피해는 다르다.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 현재 이렇다 할 피해가 나타나지 않고 또 나타난다고 해도 알레르기와 같이 미미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서 앞으로 계속 안전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태계에 광범위하게 유포된 이후에 문제가 확산될 경우 아무도 피해자 목록에서 예외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환경에서 이상이 없던 조작된 유전자가 환경이 바뀌면 악성으로 돌변할 가능성을 현재 과학기술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현재의 생명공학은 유전자 조작된 생물을 무수히 많이 생태계에 방출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생명공학의 고삐를 아무도 잡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미 누차 경험했던 바와 같이 유전자 조작의 도입초기에는 사회의 지탄을 받을 지라도 세월이 흘러가면 용인될지 모른다. 1978년 시험관 아기의 탄생이 당시 종교적?윤리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아야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불임부부의 복음으로 추앙 받고 있다. 대리모도 떳떳해진지 오래다. 비록 지금은 반대 일색이지만 인간복제 역시 불임부부를 위한 선의의 프로그램으로 각광 받을지 모른다.

막대한 돈, 광활한 면적, 엄청난 인원, 어마어마한 장비가 요구되는 핵산업과 달리 생명공학은 세무당국과 인공위성으로부터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다. 더구나 많은 인원도 필요 없다. 한 건만 잘 성사시키면 큰돈이 보장될 수 있다. 지금 이 시간 어디에선가 누군가 인간복제 연구에 몰두하고 있을지 모른다. 인간복제를 공언하고 나선 미국의 한 물리학자는 미국에서 연구를 용인치 않으면 통제가 없는 제 3국행을 고려하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생명공학은 인류의 수명을 200세 가까이까지 연장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단순히 늙은 수명만 구차스럽게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혜택은 누구에게 시혜될까? 평균 수명의 증대로 불어난 인구에 의해 지구촌의 에너지와 자원이 급속도로 고갈되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현실에서 단순한 물리적 생명의 연장이 바람직한 것인가? 철학 없는 생명공학은 종말을 앞당길 뿐이다. 이 시점에서는 돌연변이 유전자와 물리적 생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생명공학이 대안은 아니다. 선진국에선 오래 전에 이루어진 녹색혁명의 혜택에서 배제되고 현재 의학수준으로도 치료 가능한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는 개도국에 있어 유전자 조작과 생명복제가 복지일 수는 없다.

인류가 처한 많은 문제에 있어 생명공학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지구촌의 모든 문제의 근본원인을 찾아 먼저 해결하겠다는 자세로 전환되어야한다. 지구환경이 오염된 원인, 한편에는 식량이 남아돌고 굶주리는 원인, 듣도 보도 못한 질병과 과거에 창궐한 질병이 다시 나타나는 원인을 찾아 그 해결책을 먼저 모색해야한다. 일부 선진국가 혹은 특정의 부유계층에서 배타적인 이익을 위해 후손의 생태계에 돌연변이 유전자를 광범위하게 유포시키며 그 성공가능성도 희박한 생명공학에서 인류 고통의 근본원인을 해소할 대안을 찾아 나선다는 것은 시기가 아님을 깨달아야한다.

대부분의 시민은 복제인간을 염려하면서도 인간을 위한 동물복제는 긍정적 시각을 보내고 식량증산을 위해 생명공학을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과학기술의 혜택이나 위험은 최종적으로 일반 시민 개개인에 돌아간다. 그럼에도 과학기술의 정책결정에는 광범위한 여론수렴이나 시민들의 참여보다도 과학자와 정책 입안가들의 전문적인 지식을 통해 그들만의 의사결정으로 시행될 따름이다. 생명공학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최근의 여러 생명공학 관련 이슈들이 제기되면서 서서히 일반 시민들에게도 인식의 전환이 행해지고 있다. 유네스코는 1998년 6월 '인간게놈과 인권에 관한 보편 선언'을 채택한바 있다. 국내에서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1998년 11월과 1999년 9월에 각각 '유전자 조작식품의 안전과 생명윤리' 그리고 생명복제기술에 관한 시민들 사이에서의 광범위한 논의 작업을 모색하였다. 또한 국내 각종 사회단체들은 생명공학의 윤리나 안전보다 육성에 중점을 두려는 '생명공학 육성법 개정안'에 문제를 제기하고 그 대안을 제시한 토론회와 유전자 조작식품 도입에 따른 소비자 권리에 관한 논의 등 생명공학의 안전성과 윤리의식을 촉구하는 토론회 등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흔히들 다음 세대를 위해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해서 거듭 발전된 과학기술은 편의와 복지를 넘어서 위험사회를 불러일으켰다. 지금 추구되는 과학기술은 후손의 기준으로 볼 때 과연 바람직하며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가를 곰곰이 되짚어 봐야한다. 현재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후손을 포함한 타자의 생명과 안전을 희생시킬 우려가 큰 과학기술은 전혀 윤리적일 수 없다. 그러한 과학기술의 맹목적 추구는 미래의 후손을 위해 선조가 취할 자세가 결코 아니다. 그러므로 생명철학을 바탕으로 한 과학기술의 바른 길을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참여연대 - ‘진보의 패러독스’ 중에서』

▶ 유의사항

1.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이내로 서술할 것

2. 맞춤법과 원고지 사용법을 준수할 것.

3. 한 편의 완결된 글이 되도록 할 것.

4. 답안 내용에 자신의 신분을 드러낼 수 있는 표현을 하지 말 것.

5. 반드시 흑색 볼펜으로 작성할 것.

6. 한글로 서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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