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드라마
라디오 드라마
  • 승인 2005.08.3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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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영상매체 시대다. 이른바 TV시대다. TV카메라 한대의 현장촬영으로 가만이 앉아서 세상만사를 볼수 있고 들을 수 있다. 옛날 신문이라는 활자매체를 통해서 얻을 수 있었던 정보시대에 비하면 얼마나 신속한 세상이 되었는가, 현장성, 즉시성의 TV 하나로 방안에서 세계를 손바닥 들여다 보듯 하는 오늘의 문명시대가 되고 있다.

▼TV 이전에는 물론 전파를 통한 라디오가 전성을 이뤘다. 전파시대의 총화가 라디오다. 라디오 하나로 모든 답답증도 풀었고 우울증도 풀었다. 특히 라디오 드라마는 모든 국민들의 애환을 푸는 유일한 매개물이었다. 아마 1950년대 전성을 이뤘던 라디오 드라마가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6,25전쟁 이후 황량해진 세파와 애달픈 삶에 오직 라디오 드라마가 유일한 사람들 마음의 공허를 달래는 매개물이었다고 한국방송사는 적어놓고 있다.

▼이 때 각광을 받던 라디오 드라마 주인공들이 성우(聲優)들이다. 목소리 하나로 인간의 희노애락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성우들은 요즘의 탈렌트를 능가하는 인기몰이었다. 손바닥만한 트란지스타도 이 무렵 대유행을 이뤄 집집마다 트란지스타 없는 집이 없었고 가정부생활에 들어가는 처녀들도 이 트란지스타가 필수요건이었다.

▼그 때 이름난 성우로 구민, 고운정, 오승룡 등이 기억되고 있다. 구민, 오승룡 등은 만능에 가까운 성우였다. 특히 구민의 이승만 박사 역할은 꼭 이승만 박사가 살아서 돌아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여류인 고운정은 청춘물 스타였던 엄앵란의 성대 묘사를 맡아 엄앵란의 인기를 더욱 상승시키는 측면효과까지 얻었다.

▼이밖에 연속극이라는 드라마 외에도 "광복 30년"이라는 1970년대 장편 정치드라마도 꽤 큰 인기리에 방송되었고 "김삿갓 북한 방란기"도 꽤 유명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며칠전 어느 새벽 방송에서 얼굴없이 목소리로 많은 청취자들을 웃기고 울린 이름난 성우들을 기리는 프로를 들었다. 오늘에도 라디오 드라마가 없는건 아니지만 TV에 밀려 입지가 좁아진 것이 좀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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