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위해 원자력 현실적인 대안 직시해야
국익위해 원자력 현실적인 대안 직시해야
  • 이병엽
  • 승인 2005.09.0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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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전쟁(炭素戰爭)이라 일컬어 지는 교토협약의 정식 발효이후 세계 각국은 그야말로 국익을 위한 무한의 대체에너지 경쟁에 돌입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웃 일본의 경우만 해도 경남 온산공단에서 달성한 CDM(청정개발체계, Clean Development Mechanism) 실적을 세계 최초로 UN의 인증을 받아내는 등 민관합동의 총체적인 대응으로 자국의 CO2 배출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공식적인 부시 대통령의 인준거부로 인해 전세계의 비난을 무릅쓰며 교토협약을 거부한 미국의 경우에도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민간차원의 탄소펀드(Carbon fund)와 배출권 거래의 시장기능 조성을 통해 향후 기업활동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고자 하는 블루오션(Blue Ocean)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백일몽에 가까운 유토피아적인 에너지만을 제시하며 소모적인 거대 담론에만 치중하면서 실질적인 에너지 대안에 대한 경제적인 가치를 엄밀하게 따져보고자 하는 시도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6위 CO2 배출량을 기록하고 있는 에너지 저효율 국가의 하나이다. GDP 11위와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라는 결과에 비하면 아직도 우리는 앞으로 달려가야 할 길이 머나먼 반환점을 눈 앞에 둔 마라토너에 다름아님에도 이러듯 곧 밀어닥칠 전세계적인 에너지 전쟁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태평자약해도 될런지는 그 결과가 명약관화하다 하겠다.

 그동안 세계 원자재 가격의 파동에도 우리 경제가 굳건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었던 바탕에는 세계 6위의 원자력 대국이라는 원자력 발전소의 보이지 않는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에너지 수입률 97%라는 수치에서도 보여지듯 자원빈국인 우리 상황에서 원자력 발전의 기여도를 무시한 재생에너지 운운의 백일몽(白日夢)은 ‘경제 올인’이라는 시대적 명제앞에서 마땅히 뒷배경속에 숨겨진 의도를 남앞에서 떳떳이 밝혀야 한다.

 현재 우리는 지역 이기주의(NIMBY, PIMFY)와 환경제일주의의 거센 소용돌이속에서 무엇이 우리의 현실적인 대안인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국가의 에너지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풍력이나 태양열이라는 극히 제한적인 효과만을 제시할 수 있는 에너지원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불러올 미래의 실망감이 과거 80년대 사회운동의 이론적 배경이었던 거대담론의 실패를 답습할 여지가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과연 환경세력들의 원자력 혐오로 인해 전력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현실적 대안인 원자력 발전과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사업 전체에 대한 전면 폐지와 포기가 국가적 이익에 우선하는 것인지도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모두가 같이 어둠의 시대로 돌아가는 길만이 최고’ 라고 했던 중세의 무소불위 사이비 신학(神學)의 폐해가 다시금 도래하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자기반성하면서, 우리 모두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현실적인 에너지 대안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것이 최우선은 아닐까 한다. 이럴때 누구의 논리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 허구이며, 어떤 길이 옳은 길인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쇼맨십적인 캠페인성 구호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국가의 미래를 건설적으로 이끌어 갈 에너지 대안을 찾아갈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는 현실적이고도 사실에 근거한 철저한 검토와 토론만이 우리의 생존과 앞길에 대한 해결책을 명확하게 제시해 줄 것이라 굳게 믿고 싶다. 

<한국 수력원자력 관리처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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