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 필요
성(性)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 필요
  • 곽원박
  • 승인 2005.09.09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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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성풍속도 복잡해지고 사회질서가 문란해질수록 성의 질서도 문란해지는 것은 어느 나라의 경우를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을 보아도 거의 예외 없이, 좋게 말하면 성이 무한정 개방되어 있고, 나쁘게 말하면 성의 질서가 완전히 깨어져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지금 우리의 주변에서 범람하는 성문화는 선진국 수준을 육박한다. 경제적?문화적으로는 따라갈 엄두도 내기 힘든 선진국 수준을 성의 무질서는 거의 따라잡거나 오히려 앞서가고 있는 것 같다.

성문화와 관련된 우리의 현실은 완전히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우리의 성의식은 지극히 보수적이다. 아직도 우리 대부분의 의식 속에는 전통적인 유교적 성관념이 자리잡고 있다. 성은 수치스러운 것,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야 되는 것, 비밀 속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 이것이 우리 의식의 한편에 자리잡고 있는 전통적 성관념이다. 그러면서 또 한편에서는 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남성들의 성에 대한 집착은 대단하다. 소위 정력제라는 것이 어느 나라에서나 관심의 대상이 되고는 있지만 우리들만큼 광적으로 매달리는 경우가 또 있을까? 먹을 것 못 먹을 것 가리지 않고 정력에 좋다는 소문만 나면 진위를 따져보기도 전에 기를 쓰고 찾아다니는 것이 우리들 아닌가.

우리의 성에 대한 이중적인 의식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가 있다. 암시장에서 비아그라를 구입하는 사람들 치고 자기가 필요해서 산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모두가 누구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산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성문화가 우리의 주변에 범람하고 있으면서도 그 대부분이 지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 큰 문제이다. 이렇듯 성에 대하여 이중적인 의식은 우리의 성질서를 어지럽히는 결과를 초래하고, 더욱 큰 문제는 자라나는 2세들에게 그 어지러운 성질서를 배우게 하고 그대로 물려주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성을 금기시하면서 한편으로는 미성년자까지도 쾌락의 대상으로 삼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 사이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반항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어른들의 성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에 가세해서 걷잡을 수 없이 몰려오는 서구의 개방된 성의 물결은 우리의 2세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여기에서 청소년들의 성적 문란과 범죄가 비롯된다.

성교육이라는 말이 쓰인 지는 오래되었다.

그런데 성교육이라는 말 자체가 잘못 알려져 있는 듯하다. 성교육하면 성기관의 구조나 기능을 가르쳐 주고, 임신의 생리를 알게 해 주고, 피임이나 병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또 실제로 그런 교육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는 성교육은 그런 것이 아니다. 성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특별히 신성하지도 추하지도 않은 것이고, 소중하며 존중되어야 하는 것임을 가르치는, 다시 말해 성의 철학을 가르치는 교육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혼란스러운 무질서 속에서 청소년들이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하는 것, 이것이 성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안경찰서 경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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