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때 돋보이는 시민 의식
위기때 돋보이는 시민 의식
  • 박관배
  • 승인 2005.09.29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도 어려운 일을 겪을 때 그 사람의 경륜이나 지혜가 빛을 발휘하는 것이 아닐까?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이 살아가는 이 사회도 위기 때 시민의식이 돋보이는 것 같다.

얼마전에는 여간해서는 자연재해가 없어 살기 좋은 곳으로 유명한 이곳 전라북도 일원에도 많은 게릴라성 호우가 집중되는 바람에 여기저기 피해를 입었다. 10여명의 인명 피해도 있었고 수백채의 집이 무너지고 도로와 제방이 무너지고 전답이 침수되는 등 수천억 대에 달하는 피해를 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어려울 때 뭉치는 저력이 있다. 많은 유명인사들이 수해지역을 방문하여 피해민들을 위로 격려하고 적십자사등 많은 사회단체에서는 쌀, 라면, 생수등 구호품을 앞다투어 지원하고 공무원등은 의연금을 내고, 자원봉사자들은 여기저기서 수해복구의 일손을 도와줌으로서 주민의 아픔을 신속히 극복하는데 크게 도움을 주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신속하게 수습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큰 시련 앞에, 많은 사람이 고통을 함께 함으로서 시련을 쉽게 극복하는 희망을 갖을 수 있었다.

위기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하는 것이다. 세계 최강국이고 이라크를 공격하여 1주일만에 굴복시키는 미국도 자연재해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가 보다. 매년 미국의 남부 지방을 강습하는 태풍을 허리케인이라고 하는데 금년의 허리케인 카트리나며 리타는 좀 유별났는지 큰 피해를 입히고 갔다. 미 남부 뉴올리언스는 해저보다 심한 곳은 6m나 지하에 있는 지역이라는데 이번에는 해변 뚝이 무너져 주 전체가 물 속에 잠겨 버렸다고 한다. 인명피해만도 수 천명 이상에 달하고 이재민만도 30만 명을 초과할 뿐 아니라 전염병마저 기승을 부리고 살인, 강도, 약탈행위가 잇따르고 있어 사회 혼란이 극에 달하였다고 한다.

많은 경찰과 주 방위군이 사회 혼란의 수습에 나서고는 있다고 하나 피해전의 상태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몇 달이 걸려야 한다고 하니 혼란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피해가 워낙 크고 광범위해서 그런지 늦장 대처라는 비난도 있고 정부의 위기 수습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이 불평을 하는 것 같다. 위기 때 서로 단결해서 극복해야 고난을 겪는 슬픔도 반감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세계 질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이지만 자국에서 일어난 자연재해를 겪으면서 많은 피해를 입고도 이를 신속히 수습하지 못하고 사회 혼란까지 가중되는 현실에 속수무책 이라하니 어안이 벙벙한 일이다.

약소국이 면서도 수없이 시련을 받고도 이를 스스로 극복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도 많은 고생도 했었던 우리가 아닌가? 그 때 위기를 거울 삼아 오히려 복지 시책을 강화하고 있는 우리에게서 무엇인가 한 수 배워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위기 때마다 하나로 뭉치고 솔선해서 시민의식을 발휘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나라와 우리민족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김제 지평선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길가에 활짝 핀 코스모스와 허수아비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겨 본다.

<장수경찰서장·전북노인복지연구원 부총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