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권 타령
동부권 타령
  • 서영복
  • 승인 2005.10.05 1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유년시절을 보낸 남원의 운봉·장수읍·계남·장계와 함께 무주 진안지역을 두어 차례 둘러보았다. 내친 김에 임실지역도 스치듯 살폈다. 드높고 시원스런 자연자원과 풍광이 새삼 감동으로 다가왔다. 도로개설로 접근성도 꽤 좋아졌다. 나름대로 살 길도 찾고 있었다. ‘역시나’ 하는 아쉬움도 많았다. 같은 도내에서도 무관심이 지나치다 싶었다. 더욱이 진안 등지는 수해복구가 과제였다. 뭘 해보려 해도 사람이 없는 것 또한 문제였다.

현안 과제와 바람들

 남원 운봉지역은 ‘허브산업 특구지정’으로 기대들이 컸다. 그 면적 확대에 힘쓰고 허브식물에 목본을 포함했으면 한다. 호두, 자작, 노간주나무와 월계수, 마가목 등도 허브식물이다. 우리 나름의 허브문화 기반구축, 국내 유수 수목원과 허브농장에 대한 비교우위 확보, 생약 대체의학 육성·허브인력 양성, 국악성지 조성, 옻칠공예산업과 옻나무 식재 등을 포함하여 운봉지역 개발에 한층 더 종합적으로 다가갔으면 한다.

 장수는 장수사과와 유통센터 건립 그리고 한우와 경주마 육성목장, 진안은 인삼과 한방 등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장수 ‘물뿌리 마을’의 뜬봉샘과 수분령, 진안의 데미샘과 용담호는 자랑거리다. 그러나 금강과 섬진강의 발원지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물’에 관한 사업 프로그램을 창출했으면 한다. 임실의 영상관광벨트 사업과도 연계 추진할 만하다. 8대 종산 중 하나라는 장안산, 백용성 조사 등과 관련해서도 ‘시작·시원에 관한 문화물’을 창안할 수 있겠다.

 무주는 태권도공원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건설 등이 현안이었다. 안성의 경우, 기업도시 유치로 시끄럽다. 기업이 골프장 외의 다른 사업에는 별 무관심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민들간에도 이해가 엇갈린다. 골프장 예정지역의 안성천이 식수원인 용담호로 흘러든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진안 부귀, 장수 계남, 남원 운봉 등지에서도 골프장 유치 건설 움직임이 있다.

 우리는 그간, 어찌 보면 앞만, 평야부나 서해안만 보고 살아왔다. 이제 기준과 방향과 관련한 입체적 인식이 필요하다. 든든하게 동부권이 버티고 있다. 단지 낙후지역 개발과 균형발전 차원에서만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꿈과 비전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이다. 우리의 등뒤나 대전·거창·대구·함양 등지의 앞마당으로 남아서는 곤란하다. 전북도의 ‘동부권개발계획’ 등에서도 무진장 임순남 지역간 연계체계 구축에 고민을 더했으면 한다.

 이 지역을 연담화하고 테마를 살려 개발하고 보전하기 위해서는, 각 시군별 개발전략보다 광역 대형 프로젝트의 추진이 절실하다. 주로 19번 국도를 따라, 유형별 마을별로 통일하여 간판이라도 정비해나가면 어떨까 한다. 인제군 내설악 부근 가로변의 가로수와 입간판들, 그리고 무주 안성 각 마을의 표지석도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사과의 경우처럼, 공동 브랜드 전략도 유용하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만 해도 무주, 장수 분기점을 통해서 사람과 물자를 빨아들여야 한다. 이 곳도 전북의 관문임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풍광만 제공하게 된다. 길손들은 순식간에 함양 서상지역으로 빠져나가게 되어 있다.

 자구노력과 도민의 지원을

해당지역 시장 군수들의 적극적인 협조체제 구축이 관건이다. 협조 잘 안 된다는 말을 능사로 하지 말라. 단순 협의체 수준을 벗어나 각 자치단체의 행정관리비만이라도 일부 떼어서 공동으로 일을 벌였으면 한다. 중복 추진되고 있는 각종 농촌 지역개발사업들의 재조정 통합을 선도하는 방안도 있다. 자치단체장과 각급의회 의원들간 협조도 수반돼야 할 것이다. 지극 정성은 귀신도 통한다고 한다. 도민 모두 관심과 애정으로, 더 이상 동부권 개발 타령을 헛구호로 머물게 하지 말자.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처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