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벅은 군수 안돼야 헌디…”
“범벅은 군수 안돼야 헌디…”
  • 특별취재반
  • 승인 2006.05.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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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의 표밭 현장속으로> 부안군수 선거
부안군수 선거는 현 김종규 군수가 재선에 성공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지역이다. 현재 열린우리당 강수원(72, 前 부안군수), 민주당 이병학(49, 前전북도의회의원), 무소속 김종규(55, 현 부안군수), 한미준 문창연, 무소속 김경민(52, 前 개혁신당추진연대전북상임대표)후보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부안은 방폐장 유치문제가 주민투표를 통해 일단락된지 2년여가 지났지만 주민들의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해 지금까지 정부의 공식사과나 피해자들에 대한 사면복권이 이루어지지 않아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높다. 부안독립신문이 최근 실시한 유권자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부안군수의 해결과제 1순위는 ‘군민화합-38.8%, 경기활성화-27.9%’라는 점은 방폐장유치가 큰 상처로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초만해도 부안군수 선거는 후보가 3명 이상이면 현 김종규 군수의 무난한 당선을 예고했지만 현재 민주당 이병학 후보와 경합하고 있고, 공천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던 강수원 후보가 추격하는 형세.

부안군의 인구는 총 7만여명, 유권자는 5만2천, 부안읍이 1만7천명여이다. 유권자들의 다수가 부안읍과 변산면, 계화면이고 대체로 이 지역의 주민들은 방폐장 반대운동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은 이 세지역의 표심이 누구로 향할지가 군수선거를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부안주민들의 투쟁을 이끌었던 반핵대책위 공식 해산한 후 만들어진 부안군민회의는 이번 선거에서 반핵민주후보지지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했고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은 현 김종규 군수를 이기기 위해서 후보단일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후보단일화에 대해 이병학 후보는 열린우리당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수용의사를 밝혔지만 강수원 열린우리당 후보는 반대, 문창연, 김경민 후보는 단일화 찬성 의사를 밝혔다. 현재는 후보단일화에 대해 낙관하기 어렵지만 김종규 군수외 네 후보들의 단일화 성사 여부가 선거에서 큰 영향을 발휘할 것으로 여겨진다.

반핵운동을 주도했던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와는 달리 군민들의 선거를 바라 보는 시각은 제각각이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30대후반 주민은 ‘DJ시절의 민주당은 열기가 죽었다’며 열린우리당의 지지가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40대 초반의 현직 교사는 ‘젊은 후보로 교체해야 한다’며 인물중심의 선거에 비중을 두었다. 50대 자영업을 하시는 부부는 ‘요즘, 선거에 관심있간디 누가 나오면 머하냐’며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을 연신한다.

한편 등록 마감일 오전에 찾은 부안읍내 시장의 주민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어떤 사람이 군수가 되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우리 사람들 애 간장 태운 사람은 안되야’ ‘인격좋은 사람이 히야 하는디. 범벅은 암것도 몰라’하며 정당보다는 인물에 관심을 나타냈다. 또한 ‘근디 너무 많이 나와서 표 갈라 먹는디 어쩐댜!’ 며 후보가 많다고 걱정이다.

부안군은 22%가 65세이상 노인인구이다. 모든 후보가 노인복지대책을 핵심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투표일이 “단오날”이라고 답하며 “투푯날이기 때문에 단오날 전주로 놀러가는 것는 포기해야 겠다”는 시장 노점상 할머니들의 마음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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