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여성의원 3인방
지역구 여성의원 3인방
  • 김효정기자
  • 승인 2006.06.05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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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5.31 지방선거에는 어느 때보다 여풍(女風)이 거셀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28명 이라는 역대 최다 여성의원 배출이라는 성과를 낳았다.

 그러나 이 중 지역구에 출마해 당당하게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사람은 단 3명. 전주시의회의 국주영은(40), 구성은씨(35)와 군산시의회의 박정희씨(45). 이들 세 사람은 각 당의 비례대표 홀수번 여성후보 배정으로 지방의회에 입성한 다른 여성의원들과 달리 지역구에 출마해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고 시의원 뱃지를 달게 됐다.

 특히 모두 첫도전 이었던 이번 선거기간 동안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지런함, 남성들과 겨뤄도 결코 뒤지지 않을 뚝심으로 선거 기간 내내 자신들의 입지를 견고히 했다. 초선 여성의원으로서 주변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이들은 다음 선거에도 당연히 도전장을 내민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시의원은 정치인이 아닌 지역 살림꾼’ 이라는 생각으로 이번 선거에 도전했다는 이들 3인방을 만나봤다.  

 ▲ 국주영은 (전주 송천 1·2동 ·열린우리당)

 “아이들에게 당당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지역 주민들에게 여성의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세 사람 중 이번선거에 가장 오랜 기간동안 계획적으로 준비해 온 국주영은씨는 1년 6개월 이라는 시간이 힘들었지만 보람되기도 했다. 지난 1995년 오정례 전 시의원의 선거운동에 함께 하면서 지방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당의 전략공천을 받고 송천동에 10여년 동안 터를 잡고 살아온 약간(?)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막상 뛰어든 선거 현장은 녹록치 않았다.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초반 여론조사 결과가 좋지 않자 당에서도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정공법으로 나갔습니다. 일일이 발품팔아가며 유권자들의 손을 직접 잡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1주일 후 여론조사결과가 1위로 나오더라고요”

  그는 송천동 일대 아파트 단지가 대거 들어서면서 복잡해진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교량설치와 동사무소신축, 주민자치프로그램 마련 등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뽑았다. 또 별도 사무실을 운영해 주민들이 필요로할 때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시의원이 되길 소망하고 있다.

  그는 “시의원은 지역전문가라고 생각한다”며 “주민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지역협의체를 구성하고 시민들의 의견에 언제 어디서나 귀 기울일 줄 아는 시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 구성은 (전주 서신동·열린우리당)

  ‘기호 1-나’

  ‘1-가’번이 90%이상 승리한 이번 선거에서 그의 기호는 분명 불리한 조건이었다. 전략공천으로 선거에 출마했지만 서신동에 터를 잡은지 얼마 안된 터라 주변 시선이 곱지도 않았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초반에는 선거에 나오려고 위장전입했다는 소문도 있었고, 남편의 선거운동에 함께 하고 있는 줄 아는 분들, 미혼인 줄 알고 교육문제에 대해 무엇을 알겠냐 싶은 미심쩍은 시선 등 편견이 심했어요. 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로서 또 여성으로서 지역 현안들을 꼼꼼히 살피고 성실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문화, 교육, 복지분야에 중점을 두고 지역살림을 꾸려나갈 생각이다. 특히 도심 속의 문화모델을 내세워 주변 공간을 적극 활용해 주민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또 학교급식문제 해결, 정기적인 문화프로그램 마련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전주시의회에 여성의원이 한명도 없다는것이 무척 안타까웠다는 그는 “성인지적 관점에서 여성정책과 이와 관련된 예산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에 앞서 유권자들 및 남성의원들의 의식변화를 위해 여성 시의원으로서 더욱 열심히 일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 박정희(군산시의회·민주당)

 “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틀리다는 것을 이번 선거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여성들은 여성정치인을 필요로 하고 있었고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군산기초 바 선거구에서 당선한 박정희씨는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하루 3시간이 체 못되는 수면시간을 유지하며 강행군을 했다.

 “정치는 전혀 모르고 복지 분야에서 일해오던 사람으로서 짧은기간 동안 이러한 성과를 이뤄낸 것은 자원 봉사자들의 힘이 컸습니다. 그동안 지역에서 노인재가복지를 위해 구석구석 다니다 보니 현장에서 만났던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많은 도움을 줬거든요.”

 당의 제의를 받고 전략공천으로 선거전에 뛰어 들었지만 자신이 하고 있었던 일도 놓을 수 없었다. 현재 군장대학 겸임교수로, 군산노인복지관 부속 가정봉사원 파견센터 팀장을 맡아 일하면서 선거운동까지 했던 것.

 “지역문제는 지역주민들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인구유출로 인해 갈수록 어려워지는 구도심 지역을 살리기 위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발 벗고 나설 것입니다. 또 전공분야인 노인 관련 분야에도 더욱 더 힘을 쏟아 소외계층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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