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원작 영화들의 즐거움
만화원작 영화들의 즐거움
  • 이세리
  • 승인 2006.06.22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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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꽉 끼는 야구복 바지에 어깨에 큰 가방을 둘러메고 입엔 강아지풀은 물고 금방이라고 확~빨아들일 듯한 눈빛을 가진 혜성.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 듯한 몸에 하늘거리는 원피스, 눈물이 확 쏟아 질 것 같던 엄지. 어디로 봐도 비열해 보이던 고등학생이라기엔 나이 살짝 먹어보이던 마동탁.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어깨부상을 당한 혜성이 때문에 마음 졸여야 했던 그 만화책 속의 주인공 등이 실제인물로 영화 속에 재탄생됐다.

 바로 1986년 8월 2일 개봉한 이장호감독의 영화 ‘이장호의 외인구단’. 이 영화는 당시 28만이라는 관객수를 기록하며 최고의 흥행영화가 되었었다.

 작년과 재작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말아톤’과 ‘맨발의 기봉이’등이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그리고 요즘은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다시 붐을 일으키고 있다.

 곧 개봉을 앞둔 안병기 감독, 고소영 주연의 영화 ‘아파트’를 시작으로 김정권 감독, 차태현·하지원 주연의 ‘바보’, 이재용 감독의 ‘다세포소녀’, 그리고 최동훈 감독, 백윤식·조승우·김혜수 주연의 ‘타짜’가 그것이다. 이 밖에도 ‘식객’, ‘불꽃처럼 나비처럼’등의 만화도 영화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소설이 영화화 되는 것과 만화가 영화화 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이 있을까? 주로 소설을 영화화한 경우 기대이하의 성과를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개봉한 ‘다빈치 코드’만 해도 그 예 중 하나이다.

 하지만 만화의 경우 흥행사례가 많은 편이다. 영화 ‘비트’와 드라마 ‘아스팔트위의 사나이’, ‘궁’ 등이 그 예이다.

 필자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차이를 말해보자면 상상의 폭이 아닐까 싶다.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오직 글자에만 의존한체 자기의 모든 상상력을 동원하여 주인공을 그렸다 지웠다하고 사랑의 눈빛을 만들어보며 그 길을 상상하곤 한다. 오로지 자기만의 생각이다. 이 생각은 늘 최대치의 그림을 그려내곤 한다.

 하지만 만화의 경우 이미 그림으로 눈이 크고 하늘거리는 여주인공을 등장시키고 언젠가 꼭 한번은 입어보았으면 하는 의상을 그려두고 쭉 뻗은 팔다리를 가진 학생회장을 그려주며 마당이 넓은 집에 사는 사고뭉치 가족을 보여주며 더 이상의 상상을 하지 않게 많든다. 그래서 만화의 경우 오히려 영화가 되어 움직이면 그 재미가 더 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 군산에서는 최동훈 감독의 ‘타짜’가 촬영 중에 있다. 만화책 ‘타짜’에서 보았던 주인공 고니보다 훨씬 잘생긴 얼굴을 한 배우 조승우가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그림을 움직이고 있다. 가끔 현장을 보면서 이현세 작가의 원작 ‘타짜’와 비교를 해보곤 한다. 혼자서 다음 그림을 연결해보는 즐거움 생각보다 꽤 크다.

 올 여름 극장에가서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한편 보기 어떤가? 물론 가기 전에 원작만화 읽어주는 센스쯤은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눈망울 크고 명랑하고 팔등신 미녀였던 그 주인공에 왜 저런 연예인이 캐스팅 된거냐고 리플만 달지 말고 이미 그려진 주인공을 배우가 흡수하기 위해 흘린 노력에 눈을 맞춰주면 더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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