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후유증 '만만찮네'
월드컵 후유증 '만만찮네'
  • 김은숙기자
  • 승인 2006.06.26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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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무기력증 호소 환자 늘어
 전주시 인후동 김모(38)씨는 스위스에 패배한 한국전 재방송이나 당시 경기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을 볼 때마다 억울함과 분노가 뒤섞여 잠을 이루지 못한다. 경기가 끝난 지 이틀이 지났는 데도 오프사이드 깃발을 무시한 주심의 판정이 자꾸 생각나 울분을 감출 수 없다.

 특히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일시에 무너지면서 정신적인 좌절감이 가정과 직장생활 전반에 중압감으로까지 작용, 평상심을 찾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모(32· 전주시 중화산동)씨는 한국의 경기가 끝났는 데도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하는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결국 병원을 찾아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처방을 받았다.  

 한국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함에 따라 월드컵 열기는 수그러 들었지만 아직도 월드컵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일부 ‘광적인 팬’들은 허탈함으로 인한 우울증이나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남의 나라 경기를 보면서 ‘우리도 올라갈 수 있었는데 심판 때문에…’라며 한숨을 짓는 사람, 출근 걱정을 하면서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스위스전 재방송을 보면서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등 갖가지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후유증의 가장 큰 원인은 잠. 밤 10시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경기를 보느라 제대로 잠을 못 잔 탓에 수면과 관련된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서 불면증은 물론 우울증과 무기력증, 소화질환까지 호소하게 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도내 신경정신과 한 전문의는 “수면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타민제나 채소, 과일류 등을 많이 먹는 등 몸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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