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골리앗' 맨유 정조준
설기현, '골리앗' 맨유 정조준
  • 승인 2006.09.2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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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새벽 레딩-맨유 맞대결
지난 1월3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스타디움.

당시 챔피언십(2부리그) 울버햄프턴 소속이던 설기현(27.레딩 FC)은 2005-2006 잉글랜드 FA(축구협회)컵 4라운드(32강)에서 '골리앗'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만났다.

마침 박지성(25.맨유)이 연초에 당한 무릎 부상을 털어내고 26일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경기였다.

오른쪽 날개로 나온 설기현은 그러나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지성은 맨유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와 비교적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데 비해 설기현은 중계화면에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박지성은 후반 초반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키어런 리처드슨의 팀 세 번째 골에 디딤돌을 놓았다. 반면 설기현은 전반만 뛰고 콜린 카메론과 교체 아웃됐다. 맨유는 울버햄프턴을 3-0으로 완파했다.

설기현은 이런 점을 의식한 듯 20일 인터뷰에서 "지난 번 맨유를 만나 크게 혼난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 맨유를 잘 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셰필드전에서 프리미어리그 입문 5경기만에 데뷔골을 터뜨린 설기현은 24일 오전 1시15분 마데스키 홈 구장에서 맨유와 2006-2007 프리미어리그 시즌 6라운드를 치른다.

박지성이 부상이라 태극전사 맞대결은 불발됐지만 팀 창단 135년만에 처음 프리미어리그에 올라온 레딩으로서는 '빅4(맨유, 첼시, 리버풀, 아스날)'와 첫 만남이라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2만4천여 명을 수용하는 마데스키 홈 구장은 지난 19일 이미 완전 매진됐다. 현지에서도 시즌 초반 3승2패로 6위에 올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레딩이 과연 맨유라는 거함을 맞이해 어떤 모습을 보일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실 객관적인 전력과 선수들의 이름값, 팀의 전통에서 레딩은 맨유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레딩은 1926년 FA컵 4강에 오른 게 유일하게 내세울 만한 성적표다. 그 외에는 한 세기가 넘도록 2-4부 리그를 왔다갔다했다.

베팅업체에서도 레딩이 맨유를 이길 경우의 배당률은 6대1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레딩은 지난 시즌 99골을 넣고 31승을 올려 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낸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맨유도 맘을 놓을 순 없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지난 주말 직접 레딩의 전력을 탐색하고 갔을 정도다. 레딩은 이번 시즌 홈에서 2연승을 달리고 있다.

스티브 코펠 레딩 감독은 설기현을 비롯해 스티브 시드웰, 이바르 잉기마르손, 보비 콘베이 등 주전을 주중 칼링컵에 내보내지 않아 파워를 비축했다.

맨유는 박지성, 라이언 긱스가 결장하는데다 웨인 루니가 슬럼프 기미를 보여 시즌 초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레딩의 7골 가운데 3골(1골 2도움)에 관여한 설기현의 창끝이 골리앗의 방패를 뚫을 수 있을지 국내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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