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 총결산-절반의 성공작
소리축제 총결산-절반의 성공작
  • 승인 2006.09.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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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세계소리축제, 이대로는 안된다.’

 ‘소리, 놀이’를 주제로 펼쳐진 200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24일 오후 10시에 열린 폐막공연을 끝으로 9일간의 소리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축제는 ‘판소리의 글로벌화’와 한국적 특색을 살린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의 개발가능성을 확인한 중요한 자리였다. 전통문화가 포장에 따라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직간접 시사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주문화재단과 문화관광부에서 주최한 아시아지역 문화예술인 수백 명이 소리축제장을 찾은 점과 해외 외신기자들이 축제기간 중 취재열을 올린 점 등은 전주세계소리축제가 국제성을 인정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국제성을 인정받은 만큼 이제는 운영부담을 ‘전북몫’으로만 묶어서는 안된다. 일례로 인근 광주비엔날레에는 국고보조금이 2년에 60억 원이란 뭉칫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전주소리축제에는 올해를 기준으로 할 때 1억4천만원에 불과하다. 단순비교하면 국고보조금 차이가 43배에 달한다.

 세계무형문화유산에 지정된 판소리를 중심으로 개최되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취지를 충족시키고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살리기 위해선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재정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에 정부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광의적 입장에서 올 축제를 평가하자면 ‘성공했다’고 평할 수 있다. 하지만 협의적으론 많은 당면과제들을 남겼음을 조직위를 인지하고 개선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

 ‘공식행사’와 ‘기획초청공연’, ‘축제 속의 축제’ 등 총 3개 부문 13개 분야에 141개 공연이 펼쳐졌으며 유료공연과 전당내 무료 관람객을 포함해 총 10만여 명이 소리축제를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실내 공연 평균 객석 점유율은 75%로 지난해보다 10%가량 올랐으나 통합입장권 도입으로 티켓값이 1만원으로 평균화 되면서 티켓 수익률은 오히려 지난해 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리 워매드를 통해 국제적 공연예술축제로서의 네트워크를 강화한 점과 소리를 통한 국가간 문화교류 확대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은 성과로 남았다. 또 ‘만정 김소희’, ‘바디별 명창명가’ 등 올해 새롭게 시도한 판소리 관련 프로그램들은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올해 새로 도입된 ‘통합입장권’ 방식이 무엇보다 가장 ‘뜨거운 감자’로 도마위에 올랐다. 통합입장권 방식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과 조직위간의 마찰이 연일 계속됐고, 급기야 조직위측이 축제 중간에 ‘게이트 전면 개방’이라는 미봉책으로 시민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1만원으로 축제 권역 안의 모든 공연작을 즐긴다는 ‘통합입장권’은 부실한 프로그래밍으로 실내공연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볼 것이 없는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해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이 고민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프로그램의 기획력 부재는 부대행사와 공연프로그램 모두에서 나타났다. 조직위가 ‘소리 워매드’에 집중하면서 나머지 공연 프로그램의 기획력 또한 치밀하지 못했고,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축제의 후반부에 몰려 있어 프로그램 안배에 실패 했다는 지적이다.

 전체적인 행사 진행도 엉성하기는 마찬가지. 우선 매년 지적됐던 홍보부족의 문제는 소리축제가 안고가야 할 문제점 중 하나. 개별 프로그램과 아티스트들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이는 티켓 수익 창출 저조로도 이어졌다. 또 올해는 소리축제에서 새롭게 시도된 부분들이 많았으나 언론매체와 배너 등의 홍보에만 의존한 게릴라식 홍보체계도 가장 큰 문제. 이는 매년 바뀌는 조직위의 인력체계 문제와도 관련지어 전문성을 갖춘 상근인력의 필요성까지 제기되는 부분이다.

 또한 국제적인 공연예술축제임에도 원할하지 못한 통역, ‘푸드빌리지’라는 거창한(?) 명칭으로 ‘한국식 패스트푸드를 내세운 음식관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축제의 미관마저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 곳곳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은 앞으로 소리축제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김효정기자 cherrya3@ 송영석 기자 ser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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