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해져할 군산
차분해져할 군산
  • 군산=정준모기자
  • 승인 2006.10.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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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군산이 붕 떠있다.

 새만금 사업을 비롯해 직도 사격장 자동채점장치(WISS)허가에 따른 3천억원의 정부지원, 매출액 3조원·수출액 25억 달러·연간 100억원의 지방세 수입·3천6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군산국가산업단지 입주 확정에다 대규모 조선소 단지가 조성될 것이란 기대가 맞물려 시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국내 최대 규모로 준공돼 휘황찬란한 조명을 품어대는 군산물빛다리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오는 19일과 20일 모 호텔에서는 군산항 활성화를 위한 메머드급 세미나 등이 개최된다.이처럼 도심 전체가 들썩거리는 등 한마디로 신천지를 앞둔 느낌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동북아 중심 도시라는 수식어를 놓고 군산과 단골로 비교되는 평택시에 여의도 면적(80만평) 8배에 이르는 698만평 규모의 신도시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18조8천원에 이르는 미군기지 확장에 따른 정부의 특별지원비를 통한 이른바 ‘평택 수퍼 플랜’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총 400만평의 첨단 제조업 산업단지 조성, 오는 2010년까지 현재의 12개 선석을 40개 선석으로 확장, 평택항 배후부지 200만평 개발, 평택항과 평택역을 연결하는 산업철도 27㎞ 건설 등 이 계획이 구체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외국대학들이 들어설 국제화특화지구 10만평 조성, 현재 20만평인 평택호 관광지를 75만평 규모로 확대하고 호수를 횡단하는 17㎞길이의 수상도로를 설치한다는 내용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평택과 동일 선상에 위치한 군산은 어떤 자세를 견지해야 할까.

 일련의 미완성 낭보로 맛본 달콤한 꿈속에서 깨어나 차분한 머리로 시민 피부에 와닿는 미래 설계와 함께 실현 가능한 청사진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시민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개통한 전주 ― 군산간 자동차 전용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가 오히려 지역 자금 역외출에 일조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처럼 소화기능이 약해 입에 넣어준 음식을 먹지 못하는 우려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태산이 떠나갈 듯 요란스럽더니 쥐 한 마리가 나왔다는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이란 말이 회자되지 않도록 시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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