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코앞인데 어찌 살지…"
"겨울 코앞인데 어찌 살지…"
  • 강범준기자
  • 승인 2006.10.25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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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터전 잃은 박남수씨 가족
 “더 추워지기전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으면..”

 전주시 평화동 문정마을에 사는 박남수(31)씨 일가족.

 여느 가정과 다름없이 평화롭고 행복했던 이 가정에 불행이 찾아온 것은 지난 21일.

 전기누전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화재는 박씨 부부와 6남매, 어머니 그리고 동생 등 11명 대가족들의 행복과 희망 등 모든 것을 한순간에 앗아가 버렸다.

 생활터전에 마련되어 있던 가재도구는 물론 아이들의 옷, 학용품까지 모두 화마에 휩싸여 한 줌에 재로 변해버렸고 화재소식을 접한 뒤 집기 하나라도 건지기 위해 불길 속을 헤매었던 박씨 어머니(54)는 유독가스를 많이 마신 부작용으로 산소결핍현상이 발생, 병원에 몸져 누워버리고 말았다.

 예전에는 사는 것이 어려워 보험가입을 할 여유조차 없었던 이들 일가족은 생활이 안정되기 시작한 지난 7월 화재보험에 가입하려 했지만 오래된 목재 집이라는 이유로 보험회사로부터 거절당하고 말았다.

 보험사로부터 보험 가입을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뒤 얼마되지 않아 박씨 가족들의 보금자리는 화마가 삼켜버렸고 졸지에 오갈데 없는 신세로 전락한 이들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국가유공자 미망인인 어머니 김기순(54)씨는 “아이들의 아버지가 죽은 뒤 안해본일 없을정도로 고생을 해 겨우 장만한 집이라”며 “겨울은 코앞에 닥쳤는데 이 추운겨울동안 생고생할 손주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씨도 “아이들은 내가 혹시라도 걱정 할까봐 내색은 않고 있지만 침통한 마음은 우리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며 “부모를 끔찍히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고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할지 막막한 심정뿐이라”고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이들 11명의 가족들은 28년 동안 살아온 생활 터전이 한 줌의 재로 사라진 뒤 주민들이 마련해준 마을회관에서 겨우 찬 바람만 피한 채 몸을 의지하며 생활하고 있다.

 평화2동사무소측은 “박씨 가족들이 현재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며 “도움을 주실 분들은 동사무소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평화2동 주민자치위원회와 꽃밭이 자원봉사단은 성금을 보내왔고 완산구청과 평화2동사무소에서 생필품을, 마을 주민들은 성금을 모금하는 등 훈훈한 인정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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