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내장산 단풍터널 장관
정읍 내장산 단풍터널 장관
  • 승인 2006.11.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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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매 단풍 들것네 / 장광에 골불은 감잎 날러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 오-매 단풍 들것네/추석이 내일 모레 기둘리리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 오-매 단풍 들것네’ 시인 김영랑이 노래했던가. ‘오-매 단풍들겄네!’ 란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가을이 깊었다. 11월의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요즘, 그동안 이상고온현상으로 제대로 물들지 않았던 단풍이 이제 제 옷으로 단장하고 우리를 유혹한다.

 하지만 단풍이 든다는 것은 잎이 늙는어간다는 의미.

 가을이 되면 잎의 생육 활동이 막바지에 이르러 수분과 영양의 공급이 둔화 돼 점차 푸른빛을 잃고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 가는 것이다. 이렇듯 나뭇잎은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생의 마지막을 찬란하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계절을 준비한다.

 단풍의 색도 노란색에서 검붉은 빨강까지 각양각색이다. 이 중 붉은색 단풍이 가장 으뜸으로 노란 단풍에 비해 고은 붉은 빛을 내기 위한 자연적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처럼 붉은빛의 단풍은 가을의 상징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학적 이유는 차치하고서라도 단풍은 보는것 만으로도 눈이 즐겁고 발 아래 떨어진 바스락 거리는 그 느낌만으로도 계절의 감흥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나뭇가지에 새로운 싹을 틔우고 푸르른 녹음의 왕성한 한 시절을 보낸 후, 생의 절정에서 고운 빛을 발산하다 스스로 제 몸을 떨구는 나뭇잎은 어찌보면 인간의 생애와 닮아 있는 듯하다.

 이제 형형색색 아름다움을 온 산에 펼쳐놓은 단풍을 찾아나서 보자. 그 안에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엿보며 생의 기운을 충전해 보자.

 이 가을, 떠나지 않는 자는 유죄(有罪)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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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이 단풍으로 온통 울긋불긋 하다. 이 중 전국적으로 가장 유명한 정읍 내장산 단풍은 그 자태가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 할 수 있다.

  정읍 내장사에는 일주문부터 내장사까지 108주의 아름드리 노목이 우거진 단풍터널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단풍은 가을의 정취를 한껏 뽑낸다. 여기에 벽련암과 원적암 내장사로 이어지는 3.6km의 자연학습 탐방로에는 아기단풍, 굴거리나무, 비자나무숲, 전설의 사랑의 다리, 서래봉 등이 산사(山寺)의 고즈넉함과 어울려 한폭의 그림이 된다. 특히 이 길은 가파르지 않고 천천히 산책할 수 있어 중·장년층에게 인기.

 시간의 여유를 둔다면 내장산 단풍의 깊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금선계곡을 따라 오르면 천연기념물인 굴거리나무 군락지와 임진란때 조선왕조실록의 피난처였던 용굴, 기름바위, 신선문, 금선폭포 등을 감상할 수 있으며 내장산에서 제일 높은 신선봉에 오르면 내장산의 만산홍엽(滿山紅葉)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단풍으로 마음과 정신의 넉넉함을 채웠다면 내장산 자락의 푸짐한 산채 정식으로 배를 채워 보자. 이 곳의 산채정식은 단풍 못지 않게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로 내장산 진입로 1백리 단풍길과 어우러진 산채정식은 갖가지 산나물, 홍어찜, 한우불고기, 더덕구이, 된장시래기, 감짱아찌 등 40여가지가 넘는 반찬가짓수로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 푸짐한 전라도의 인심을 느낄수 있는 이 곳의 산채정식은 가을단풍과 더불어 내장산의 명물이다.  

<정읍=김호일,김효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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