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역 폭발참사를 상기한다
이리역 폭발참사를 상기한다
  • 이승준
  • 승인 2006.11.12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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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은 30여년전 익산역(당시 이리역) 폭발 대참사가 일어났던, 익산 시민으로서는 잊지 못할 참혹한 날이다.

 1977년 11월 11일 저녁 9시 15분. 당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한국과 이란이 격돌하고 있는 축구 대표팀간의 경기 중개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시간이었다.

 또 이시간에 코미디언 고 이주일씨와 가수 하춘화씨가 공연중에 있었다. 당시 하춘화씨와 이주일씨는 전국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터였지만 익산시민들의 인기 또한 절정에 이르고 있는 인기인들이어서 공연장(삼남극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던 한 순간 13만의 조용한 작은 도시 익산시는 폭발음 소리와 함께 암흑과 공포, 아비규환의 생지옥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당시 피해규모는 우리나라 폭발사고 중 가장 큰 사고로 기록된 전무후무한 규모였다.

 재산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도 없으며 사망 59명, 중상 185명, 경상자 1천158명으로 모두 1천400여명의 인명피해를 가져 왔으며 완파 건물 811동, 반파 780동 등 건물피해가 6천여동에 이르고 이재민 수는 1천674세대, 7천873명에 달하는 등 전쟁이 휩쓸고 간 적막의 도시로 변했다.

 이날 사고는 호송원 심 모(당시 36)씨가 취중에 불을 붙인 촛불이 잠이 든 사이에 화약에 불이 옮겨 붙어 이같은 엄청난 사고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화차에는 다이너마이트 1천139상자, 초산 암모니아 200개, 초육폭약 100상자(2톤), 도화선 50개(1톤)가 탑제되어 있었으며 호송원은 지루한 시간에 피로에 쌓여 있었다.

 그 폭발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폭발 현장에서 화차 상판이 무려 700여m나 떠러진 곳까지 날았다는게 당시 시민들의 증언이다.

 화물열차는 인천에서 출발해 이리역까지 오는데 무려 36시간이나 걸렸다 한다. 이리역에 도착해서도 화차 배정을 받지 못해 심씨는 하루를 더 기다려야 하는 지루한 시간을 또 대기해야했다.

 따라서 심씨는 술이라도 마시며 피곤하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으며 어두운 밤을 촛불이라도 의지하며 밤샘을 해야남 했다. 그러나 그의 속내를 헤아리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사고는 어찌하면 당연했던거나 다름없는 수순이었다는게 주변분석들이다.

 누가 이 화약물 위에 불을 켜 놓는 상식도 없고 나약한 직원에게만 책임을 돌려야 하며 이에게 돌을 던져야만 하겠는가.

 돌이켜 보면 처음과 끝이 모두 인재(人災)였다는게 아쉽고 그 심각함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화약회사 호송원이 혼자서 긴 시간동안 위험물 호송을 맡아 피곤한데다 허술한 안전관리 등 만연된 ‘안전불감증’까지 빚은 인재중의 인재라는 것이다.

 어떻게 폭발물을 운송하면서 1명만 배치토록 했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몇일씩이나 말이다. 화약품의 운송은 도착역까지 직통하는 열차로 운송해야 한다는 ‘목적지 직송원칙’도 있다 한다.

 모든 역관계자들이 이를 무시하고 어겼다는데 대해 역사적인 심판과 책임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이제라도 명심해야 하며 미래의 사고를 예방해야 할 것이다.

 그 이후에도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화재, 크고 작은 교통사고 등 인재로의 대형참사를 수없이 지켜 보아 왔다.

 다시는 인재로의 큰 사고가 있어서는 않된다고 다짐을 하건만 왜 이리도 많은 인재의 시련을 겪어야만 하는지 지겹고 싫다. 항상 사고가 나면 처벌이나 원인분석 등으로 요란스럽다. 사후 약방문(死後 藥方文)식이 되어서는 않된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같은 폭발사고로 당시 이리시의 도시형태가 크게 다라졌다. 새로운 역사와 주변 시가지도 다듬어 졌다. 위험물 운송체계에 대 혁신을 가져왔다. 시 발전이 30년은 앞당겨 졌다고 했다.

 이는 곧 당시 이리시민의 엄청난 희생과 예방할 수 있는 사고를 방치한 인재의 산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은 내고장 익산사랑과 화합의 도시로 변모 되어야 하며 지역민들의 한 없는 슬픔이 다시는 이같은 사고로 같은 일이 반복 되어서는 않되겠다.

<익산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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