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민심을 직시하라'
'민주당은 민심을 직시하라'
  • 이병주
  • 승인 2006.11.29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대우 전북도당 위원장 직무대행 임명을 둘러싼 민주당 도당 내분사태가 일시적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 같다.

 최근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한화갑 대표와 정균환 부대표가 회동, 사태수습에 협력키로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 직후부터다.

 그동안 민주당 소속 시·도의원과 당 고문 등은 한 대표가 엄 대행을 전격 임명한 것에 반발,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별도의 사무실까지 낸 뒤 중앙당에 임명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는가 하면 이번 사태를 놓고 한 대표와 정 부대표간의 감정대립으로까지 치닫는 양상이었다.

 이를 지켜본 상당수의 도민들은 한결같이 “한심스럽다. 벌써부터 앞으로 있을 정계개편과 관련 주도권 싸움을 벌이느냐”며 민주당에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사실 민주당은 지난 1987년 13대 총선(당시 평민당)이후 2003년까지 전북에서 맹주였다. 하지만 2004년 17대 총선에선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 여파로 도내 국회의석 11석 전부를 열린우리당에 내주며 몰락했고, 지난 2년여동안 시·도의원을 중심으로 가까스로 명맥만을 유지해왔다. 이러한 민주당이 지난 5.31지방선거를 통해 ‘전북에서의 부활’을 선언했다.

 당시 정당투표에서 40%를 웃도는 득표율을 기록, 전북을 정치적 고향으로 삼았던 열린우리당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을 정도로 재기한 것이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 이같은 득표율은 민심이 민주당에 있었다기 보다는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에 실망한 도민들이 어쩔수없이 민주당에 표를 찍어주었던 ‘반사적 이익’이라게 대부분의 시각이다.

 허나 작금의 민주당 도당 사태를 보면 전북에서 다시한번 맹주노릇을 할수 있는 기회를 제 발로 차버리는 우를 범하는듯한 인상이다.

 도당을 장악하고 있는 엄 대행측은 친 한화갑 대표계요, 이들을 성토하고 있는 비대위측은 정균환 부대표쪽과 가깝다. 이들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마주보며 달리는 기차를 연상케하고 있다.

 뒤늦게 한 대표와 정 부대표가 만나 “도당 정상화에 협력하겠다”는 합의를 도출해냈지만 아직은 이번 사태를 수습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조만간 중앙당 사무총장이 전북을 방문, 이번 도당 사태의 실상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강구하기로 한만큼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해 주길 바란다. 현재의 엄 대행체제가 불가피하다면 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있어야 하고, 그렇지않다면 그동안 도당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인사들이 ‘엄 대행체제’에 왜 반기를 들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또한 전북의 민심이 민주당이나, 열린우리당 어느 특정 정당에 쏠리지 않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지난 5.31지방선거이후 전북의 민심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이 민주당에 보낸 사랑은 ‘일시적 감정’에 불과하다.

 도민들도 이젠 “지난날의 맹목적 선택이 ‘전북의 고립과 낙후’만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민주당도 차제에 이러한 지역분위기를 파악, 두쪽으로 갈라진 도당 사태를 서둘러 수습하고 민심을 선점할 수 있는 장기적 지역발전 대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한다.

<정치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