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평안감사와 금송아지 대감
2. 평안감사와 금송아지 대감
  • 소병년
  • 승인 2007.01.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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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씨조선의 말기 고종(高宗)때 남정철(南廷哲)이라는 벼슬아치가 있었다. 그는 명성황후 민씨에게 수십만냥의 뇌물을 바치고 평안감사(平安監査) 자리를 얻게 되었다. 평안감사는 색향(色鄕 예쁜기생이 많은 곳)과 토산물(土産物)이 많기로 유명한 평양지방의 감사로 모든 벼슬아치들이 선망하는 벼슬자리였다.

 남정철은 평양에 부임(赴任)하자 진귀한 물건을 거둬들여 임금에게 바쳤다. 임금은 남정철을 기특하게 여겨 영선사(領選使 지금의 대사)로 봉해 중국 천진에 파견했다. 남정철의 후임으로 임명된 민영준(閔泳駿)은 부임한지 한달도 못되어 금으로 송아지를 만들어 임금께 바쳤다. 송아지를 받아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며 기뻐하던 임금은 갑자기 주먹으로 탁자를 ‘탕’하고 내리쳤다.

 “남정철 그놈이 이제보니 큰 도둑이었구나. 나는 평안도에 금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느니라. 남정철 그놈이 그 많은 금을 혼자 독차지 하였으니 참으로 고약한 일이로다.”

 이리하여 조금 전의 충신이 졸지에 도적으로 변하였다. 민영준은 금 송아지를 바친 공으로 얼마 후에 한성(漢城)으로 올라와 예조판서가 되었다. 이리하여 세상사람들은 민영준을 ‘금 송아지 대감’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민비는 금 송아지 대감을 통하여 7만냥을 받고 ‘안 아무개’에게 영암군수를 제수하였다.

 어느 날 진령군(眞靈君 민비가 임오군란으로 장호원에 피난 갔을 때 점을 쳐서 민비가 환궁할 날짜를 알아맞춰 벼슬을 얻은 여인 점쟁이)이 민비를 찾아와 돈 2만냥을 내놓으며 “무안현감 최 아무개가 보내온 것인데 영암군수가 소원이라 합니다”라고 말했다. 매관매직의 극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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