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과 꼬리잘린 여우
군산과 꼬리잘린 여우
  • 군산=정준모기자
  • 승인 2007.01.0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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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누구나 즐겨 읽었던 우화(寓話) ‘이솝이야기’ 가운데 ‘꼬리 잘린 여우’편이 있다.

 내용인즉 사냥꾼이 놓은 덫에 꼬리 반이 잘려 흉측한 모습으로 변한 여우가 있었다.

 이런 몰골로 동료로부터 놀림을 당할 것을 걱정한 이 여우는 한가지 꾀를 낸다.  

 잘린 꼬리를 높이 쳐들고 간 이 여우는 “꼬리가 짧으니까 시원하고 가벼워 사자를 만나도 빨리 도망갈 수 있다”는 말로 동료를 현혹한다.

 순간 많은 여우들이 동조하는 데 무리 속에서 이를 말없이 바라보고 있던 한 마리 여우가 꼬리 잘린 여우에게 한마디 내뱉는다. “네 꼬리가 잘리지 않았어도 우리한테 그런 말을 했겠니?”

 의도가 들통난 꼬리 잘린 여우는 아무 대답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도망을 간다.

 이 우화는 여러 가지를 시사하고 있다.

 최근 군산에는 자신의 허물과 약점을 정당화 하면서 반사이익을 노린 불순한 의도로 교묘하게 술수를 부리는 몇몇 인사가 있다.

 이 인사들의 공통 분모는 지역에 근본이 없고 비록 근본은 있지만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는 점이다.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면 자신에게 불미스런 사안이 불거졌을 때 군산을 등지는 데 아무런 장애나 미련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일까.이들은 지역 분열을 획책하고 조장하는 데 혈안이다.

 더 심각한 사실은 이런 인사들에게 본의 아니게 이용 당하는 사회 지도급 내지는 군산 사정에 밝지 못한 외지인들이다.

 이러다 보니 군산의 어둡거나 부정적인 면이 들춰지고 투영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선 하찮거나 용인되는 사안이 군산과 연관되면 무한대로 커지거나 걷잡을 수 없는 격랑(激浪)에 휘말린다는 것이다.

 멀게는 자국(自國)의 이익 앞에 한 목소리를 낸다는 일본,가깝게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인근 지방의 가슴속 애향심이 한없이 부러운 대목이다.

 희망이 넘치는 군산 건설을 위해 꼬리 잘린 여우같은 인사들의 자발적인 퇴장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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