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산하 담긴 ‘날아라 허동구’
전북 산하 담긴 ‘날아라 허동구’
  • 이세리
  • 승인 2007.04.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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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개봉된 영화들 가운데 가장 많은 들은 말이 ‘도대체 전주에서 찍었다던데 어디가 전북에요?’, ‘타짜는 부산영화 아닌가요?’ 등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 곳곳에 아무리 전북을 끼워 넣어도 수시로 돌아오는 반응이다.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찌보면 기껏 저질러 놓고 손에 잡히는 것 없는 일처럼 보일 수도 없지만 우리지역이 가진 큰 특징이 바로 이것이다. 도대체 어디인지 알수 가 없다는 것. 그래서 서울에서 촬영한 영화도 부산이나 강원도에서 촬영한 영화도 혹은 타 지역이 배경인 영화도 얼마든지 전북 산하를 담아 소위 그곳인 것처럼 ‘뻥’을 칠 수 있다라는 것이다.

 남이섬마냥 관광객들이 줄을 서고, 정동진 마냥 관광열차가 생기진 않아도 걱정하거나 서운하지 않은 이유이다.

 좋게 생각하자면 그곳은 반짝 특수로 몰려드는 인파들 덕에 잠깐 장사가 잘되고 유명세를 탈 지언정, 몰려드는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에 몸살을 알아야 할 것이고, 일단 투자한 수많은 것들이 금방 실증을 느끼는 관광객들 덕에 어느 순간 퇴물이 되어버릴 것인데 우리는 그렇지 않아도 되니 이 얼마나 좋지아니한가!

 그런데, 그래도 조금 서운하기는 한 기분을 말끔이 씻어 줄 영화가 한편 이번주 개봉한다. 바로 ‘날아라 허동구’.

 작년 이맘때쯤 뜨거운 태양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찍었던 ‘날아라 허동구(그 당시 제목은 ‘번트’)’전주를 잔뜩 담아서 그 예쁜 모습을 오늘 선보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전주 한옥마을과 전주천이 화면에 한가득 담기며 간판이며 도로명까지 그대로 다 보여지니 누가 아니래도 전주임을 무시 할 수 없다.

 또 이 영화에 처음으로 도입해 본 ‘BUY JEON JU PPL사업’의 효과로 ‘BUY JEON JU’업체인 석정수와 임실치즈피자, KPI, 하이트 소주·맥주가 영화 곳곳에 등장하여 지역 상품들의 광고효과가 톡톡하다.

 또한 ‘BUY JEONJU’슬로건을 건 현수막이 영화 후반부 등장하기도 하고, 실제 촬영을 했던 진북초등학교가 그대로 영화 속 진북초등학교로 등장해 야구부 아이들 가슴에 ‘진북’이라는 글자가 훈장처럼 달려 있기도 한다.

 동구와 아빠 진규가 오토바이로 달리는 길은 전주사람이라면 꼭 한번 걸어보았을 법한 그길이니 괜히 언제가 한번 그 길을 걷다가 동구를 만났던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서울 기자시사회가 끝난 후 영화관련잡지사 기사들이 전주가 이렇게 예쁜 곳인 줄 몰랐다며 어떻게 이런 좋은 곳을 찾았냐고 감독님께 말했다고 한다. 처음 영화 시나리오를 들었던 순간을 기억한다. 전주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손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전주와 ‘날아라 허동구’는 서로 착 달라붙는 이 느낌 때문에 예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얼마전 전주 시사회장을 찾은 감독님이 ‘영화가 끝난 후 에도 서울에서 술 한잔 마신 후 꼭 전주에서 내가 묶던 숙소 그방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았다. 이곳을 떠나고 한참이나 전주가 맴돌았다. 다시 오니 너무 편하다.’라고 말한것도 그에 대한 반증일 것이다.

 영화 속 전주 찾기에 지친 사람이라면 ‘날아라 허동구’ 속 동구를 만나보길 바란다. 동구와 같이 학교를 몇번 왔다 하다보면 마음 속 비타민이 솔솔 뿌려질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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