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TV 시청, 약인가? 독인가?
청소년들의 TV 시청, 약인가? 독인가?
  • 한기택
  • 승인 2007.05.23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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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들의 텔레비전 시청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들은 평일에는 평균 145분, 주말은 274분간 TV를 시청하고 있으며, 이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복수응답)은 쇼·오락이 80.3%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드라마 69.2%, 만화 60.1%, 영화 55.9%, 뉴스 35.0%, 스포츠 30.0%, 다큐멘터리 20.2%, 퀴즈 18.1%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요즈음 텔레비전 드라마를 살펴보면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많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여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연애관이 상당히 개방적으로 변했다고는 하지만, 이러한 드라마를 저녁시간대에 방영하여 대부분의 가정에서 자녀들과 함께 시청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이 든다. 텔레비전 화면에 ⑮ 19라고 숫자를 올려놓고 부모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고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이 한창 자신만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에 이런 불륜 드라마에 자주 노출되게 되면 정신 건강에 해로운 것은 물론 가족 관계나 성에 대한 그릇된 가치관을 갖게 될 소지가 크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언어와 액션도 교육적인 면보다 흥행에 치우치는 경향이 많아 아쉽다. 청소년들의 시청률이 높은 쇼?오락 프로에서 표준말과는 거리가 먼 속어와 은어를 자주 사용하여 문제가 심각하며, 이런 은어와 속어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어 올바른 언어사용과 가치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액션 또한 문제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 거친 장면 등 비교육적인 장면은 교육적인 측면에서 재고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만화 중에 잔인한 폭력성과 선정성 등 자극적인 요소가 많을 경우에 아이들은 폭력성을 학습하고 모방하고 경험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기호식품의 광고 또한 어린이들의 충동구매를 자극하여 비만을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시안 뉴스 인터내셔널의 보도에 따르면 하루 3시간이나 이 보다 많은 시간 TV를 시청한 10대들은 사춘기 때나 초기 성인시절에 주의력과 학습 장애를 보다 심각하게 겪을 위험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수면장애, 자폐증상 등의 발생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2세 미만의 아기가 TV나 비디오를 너무 많이 시청하면 언어장애나 대인 기피증이 생길 수 있다.

 텔레비전은 시청방법과 활용방법에 따라 청소년들에게 학습, 오락, 간접사회경험, 다양한 정보 습득, 간접문화체험 등에 순기능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역기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방송은 전 국민이 시청자인 만큼 그 영향과 파장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

 드라마와 쇼·오락프로가 창작물이라는 점에서는 분명히 제작자에게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소재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야 하지만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순 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하여 TV를 아이들의 일상생활에서 완전히 단절시키는 것은 힘이 드는 일이다.

 미국소아학회(AAP)와 교육전문가들이 권하는 ‘효과적인 TV시청 지도법'을 소개해 보면 첫째로 아이들 방에 TV를 놓는 것을 지양하고 아이들이 보고자하는 프로그램을 자녀와 함께 시청하여 자녀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인지 반드시 살펴보고 둘째로 일주간 TV 시청 계획을 세워서 시청하도록 하고 시청시간을 1∼2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들의 시청습관을 바로 잡아 주어야 한다. 셋째로 많은 십대 아이들은 부모가 있을 때와 자리를 비웠을 때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다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넷째로 TV시청과 다른 활동들의 균형을 맞추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자녀들이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에는 부모도 TV를 시청하는 것을 삼가 해야 한다.

 방송사들은 TV의 프로그램의 교육적인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학부모들은 TV 프로그램의 내용이 자녀에게 약이 되는지 독이 되는지 잘 판단하여 TV 시청을 교육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 힘을 써야 한다.

< 좋은교육운동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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