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새영화- 밀양
<영화> 새영화- 밀양
  • 김효정기자
  • 승인 2007.05.24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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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나이 서른 셋. 여인은 남편을 잃었고 아들과 함께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가고 있다.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비밀스런 햇볕을 만나기 위해...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초청되면서 국내 개봉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密陽)’. 4년만에 영화판으로 돌아온 이창동 감독과 전도연, 송강호의 결합은 시작전부터 기대감과 함께 영화의 밀도를 높여주고 있다.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신애(전도연)는 남편을 잃고 그의 고향 밀양에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며 새로운 생활을 꿈꾼다. 그러나 희망도 잠시. 사랑하는 아들 준이를 잃게 되면서 그녀에게 삶은 절망 그 자체다. 그러한 그녀에게 나타난 종찬(송강호). 사사건건 부딪히며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던 두 사람에게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이 찾아온다.

  전도연은 신애가 유괴범과의 약속 장소에 돈을 놓고 집으로 돌아와 범인과 통화하는 장면에서 아이를 잃은 엄마의 고통과 복받치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기를 할 수 없어 배우를 시작한 이래로 처음, 당일 촬영을 포기했다. 결국 다음 날 진행된 촬영에서 전도연은 자신의 혼을 불사르며 연기했고 이 영화는 전도연의 배우 인생에 또 다른 획을 긋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첫 멜로에 도전한 송강호 또한 표현은 서툴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남자를 연기했고 상대역인 전도연은 “세상에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종찬 뿐”이라고 극찬했을 정도. 송강호는 종찬을 통해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만의 사랑법을 선보인다.

  이 뿐이랴. 인테리어 흉 잡힌 양장점 여자, 약국하는 장로부부, 카센터를 아지트로 맨날 모여도 정겨운 종찬이 친구들 등등. 어디에든 가면 있을 법한 우리의 소시민들이 그려진다. 특히 주연을 제외한 배우들 대부분이 스크린 연기가 처음이거나 일반인들. 현장 즉석 오디션도 비일비재했다.

  꾸미지 않은 삶의 진실성을 그려내기 위한 감독의 의중은 영화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순진하면서도 철저한 ‘밀양’을 만들어 냈다.

 자, 시작 전부터 시나리오에 욕심을 냈던 전도연과 첫 멜로연기에 도전한 송강호가 만들어 낸 사랑의 빛깔은 과연 어떤 색일까? 지난 2000년 박하사탕으로 칸에 다녀온 이창동 감독에게 이번 영화 밀양은 두번째 영광을 안겼다.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가 ‘하늘에서 시작되어 우리가 사는 땅 위에서 맺어지는 이야기’라 말한다. 그의 말처럼 이 영화가 우리가 사는 땅 위에서 어떤 결론을 맺을지 그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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