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
확률
  • 김인수
  • 승인 2007.05.31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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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왜 나이를 먹을까? 왜 어떤 사람이 벼락을 맞을까? 다른 사람은 왜 운이 좋을까?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믿을까?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런 사실들의 답을 좀 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해 보지만 그러나 세상에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항상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모든 세상일은 반드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뿐 아니라, 수학이 진리를 찾는다는 사실은 어쩌면 허세를 부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수학이란 학문은 진리에 가까이 가는 몇 가지 방법들은 제시해 줄 수는 있다. 비록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일지라도 우리는 그 원인과 결과 사이에 근원적인 관련성을 찾아내고 싶은 열망이 있으며, 그래서 수학자들이 이런 것들을 찾는 도구로 이른바 주사위 굴리기란 문제를 만들어 냈다. 주사위란 정육면체 위에 각각 1에서 6까지의 숫자를 쓰고 이것을 굴리게 되면 우연성을 상징하는 축소판이 된다. 던져서 나오는 숫자가 왜 그런 숫자가 나오는지는 행성이 돌고 있는 이유를 모르듯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행성과 마찬가지로 주사위도 자연의 법칙을 따른다는 사실을 수학자들이 알아낸 것이다. 주사위를 던지면 예측 가능한 중력의 작용 때문에 탁자 위로 떨어지고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물질의 전기적 접착성에 의해 공중에서 떨어지면서 그 속도가 죽어 버린다. 그리고 행성의 원 운동과 마찬가지로 관성의 법칙에 의하여 원을 그리며 회전한다. 이 각본에는 우연이란 있을 수 없다, 만일 주사위 하나를 100만 번 정도 던졌다고 가정할 때의 경우나 100만 한번 던질 때에도 그 주사위가 1이 나올 확률은 여전히 똑같이 1/6이다. 이런 확률의 법칙은 이미 50여 년 전에 뉴먼이란 수학자가 생각해 냈지만 확률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과학과 과학의 영향력에 대한 엄청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수학자들과 철학자들 사이의 확률의 의미에 대하여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연이란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것들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와 분석을 하기에는 상당히 골치 아픈 존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른바 우연이라고 이름 붙여진 일들마저도 알고 보면 실상은 어딘가에 원인이 있는 결과이다. 다만 우리가 그 원인을 알지 못하는 일이 허다할 뿐이다.

 그래서 오늘날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확률과 인과성 사이에는 어떠한 모순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확률계산 없이는 원자의 운동을 예측할 방법이 없다. 당구공이 예측 가능한 물리학의 모델로 사용되고 있으며, 반면에 주사위는 우연을 상징하는 축소판이지만, 그러나 당구공과 주사위 모두 똑같은 자연의 법칙을 따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연이란 우리가 그 원인을 알지 못함을 말해줄 뿐이다. 라스베가스에서 도박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작위로 주사위를 두 개 굴릴 때 어떤 다른 숫자보다도 7이 자주 나온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그 이유는 그리 신기할 것도 없다. 7이 나오려면 두 주사위의 눈은 6 과 1, 5와 2, 4와 3, 3과 4, 2와 5, 1과 6과 같이 여섯 번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두 주사위를 합하여 12나 2가 나올 경우는 단 한번 밖에 없다. 도박판에서 도박하는 사람이 어떤 주사위의 눈이 5가 나오고 2가 나올지 모르듯이 보험회사 직원도 다음에는 누가 사망할지 모르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주사위와 사람들의 수를 늘려서 함께 모아보면 그 패턴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가 있다. 그리하여 이제 우연은 우연을 떠나 과학적인 이론 모델과 확신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우연이란 개념은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의 무지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수학자 뉴먼은 결론지었다. 그러면서도 우연이라는 것도 또한 규칙적인 성격이 있다는 것, 즉 무질서 속에 질서를 인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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