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예방 행정 아쉽다
장마예방 행정 아쉽다
  • 최영규
  • 승인 2007.06.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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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중순께 장마가 시작된다는 예보는 한달전 부터 계속적으로 반복됐다. 또다시 지난해와 같은 수해를 입지 않도록 예방하라는 차원의 ‘의미전달’일 것이다.

 여느해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 탓에 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막상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니 우려가 앞서는 건 무엇 때문일까.

 행정당국의 안이한 자세로 예산 배정이 늦어진 때문에 지난해 집중호우로 입은 수해(水害) 복구공사가 아직 채 끝나지도 않은데다 도로건설 현장 등 각종 공사장에 수방대책이 허술하고 토사채취장은 토취가 끝났는데도 폐목이나 절개지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사, 잡목 등 물 흐름에 지장을 주는 장애물과 당국의 늑장행정이 또 다른 인재를 초래하지 않을지 진심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자연재해를 사람의 힘으로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최근에는 첨단 과학기술을 가지고도 기상상황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상시적인 예방은 더욱 중요하다. 대비를 철저히 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자연재해 역시 예방에 투자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복구비가 치수사업비를 훨씬 웃도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익산시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7년간 호우와 태풍으로 인해 1명이 숨졌고 이재민은 30세대에 90명, 피해액은 38억8천여만원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해피해를 입었던 수재민들은 이맘때면 하천 범람이나 사면 유실로 또다시 물난리를 겪지는 않을까 밤잠을 설치고 있다.

 더욱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최근 우리나라의 장마철 강우량과 집중호우가 계속 늘고 있는 추세여서 근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강우량은 34년 관측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는 지난 여름 수해가 쓸고간 강원도 평창, 정선 일대의 재해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산에 잡목을 제거하지 않아 고여 있던 빗물이 일순간에 쏟아지는 바람에 동네는 물에 잠기고 도로가 유실되는 등 인명피해는 물론 수천억의 재산피해와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금이라도 익산시는 수해 예방기간을 정하고 하천 준설과 토사·잡목 등 물 흐름에 지장을 주는 장애물 제거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익산지역도 예외일 수는 없다. ‘부서지면 고치고 넘어지면 세운다’는 식의 안이한 자세는 버려야 한다.

 장마철을 앞두고 행정기관과 각 가정에서는 취약한 곳을 꼼꼼히 둘러봐야 하겠다. 그것만이 수해를 최소화하는 정책이며 방안일 것이기 때문이다.

<익산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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