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
단오
  • 김효정기자
  • 승인 2007.06.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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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4대 명절 중 하나인 단오(端午).

 예로부터 월과 일이 겹치는 날은 양기가 가득한 길일로 여겨져 왔으며 그 중 음력 5월 5일은 양기가 가장 센날이라 해서 으뜸 명절로 지내왔다.

 단오는 수릿날(水瀨日), 천중절(天中節), 중오절(重五節), 단양(端陽)등 이름도 다양하다. 계절적으로 여름에 접어든 이 시기에 우리 조상들은 여름철 건강유지와 신체단련을 위한 의례, 재액을 방지하기 위한 풍습과 풍농을 바라는 의례를 주로 행했다.

  단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창포’다.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에 윤기가 흐르고 잘 빠지지 않는다 해서 이 시기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았고, 창포를 문에 꽂아 두거나 창포주나 약주를 마셔 재액을 예방했다. 여자들은 창포 뿌리를 잘라 비녀 삼아 머리에 꽂기도 했는데 양쪽에 붉게 연지를 바르거나 비녀에 壽(수)자와 福(복)자를 써서 복을 빌기도 했다. 이는 약초, 창포, 쑥 등 강한 향기와 약성(藥性)을 통해 재액을 쫓고자 했던 우리 조상들의 풍습이었던 것. 먹거리도 풍부했다. 수리취를 넣어 만든 수리취떡, 앵두화채, 제호탕 등 원기를 보충할 수 있는 시원한 음식들을 만들어 먹었고 그네뛰기, 씨름 등 민속놀이를 통해 마을의 화합을 다졌다. 임금에게는 더위를 잘 이겨내라는 의미로 부채를 만들어 진상하기도 했으며 임금은 그 부채들을 신하들과 시종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인 ‘강릉 단오제’가 지난 200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단오절을 빼앗아 갔다고 주장을 하지만 이로써 이미 수백년 전통으로 내려온 우리의 전통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다. 올해 전주 풍남제도 본래의 기원이었던 단오절을 복원해 치른다.

  어찌됐건 우리 조상들은 모내기를 끝내 놓고 이 날 하루는 마음껏 먹고 마시며 모처럼 쉬었다고 한다.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며 장마를 앞두고 질병과 재액을 예방하기 위해 행했던 다양한 생활 풍습들은 선조들의 지혜와 여유가 함께 느껴진다. 올 한해도 그새 절반을 달려왔다. 시간의 흐름을 감지할 겨를도 없이 봄인가 싶더니 어느새 여름이다. 음력 5월 5일, 단오를 맞아 우리도 이 날만은 몸과 마음을 쉬게 하자.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시원한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며 지난 시간들의 쓰리고 아픈 것들은 다 씻어내고 남은 2007년은 새롭게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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