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18∼19세기)
개화기(18∼19세기)
  • 소병년
  • 승인 2007.06.2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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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의 문화가 우리나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우스운 이야기가 있다.


 1847년 여름, 프랑스에서 온 배 두척이 전라도 앞바다에서 암초에 걸려 신시도라는 섬 근방에서 표류하고 있었다. 이 배에는 여러가지 물건들이 실려 있었는데 개중에는 대포와 총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인지도 모를 물건들로 가득했다. 해안 지방을 지키던 관리들은 이것을 재빨리 창고에 옮겨 놓고 문을 잠궈 버렸다. 신시도 사람들은 멀찌감치 떨어져 구경만 할 뿐이었다. 괜히 서양물건에 손을 댔다가 서양 귀신이라도 옮기기라도 한다면 그날로 죽는줄 알았던 때였다. 어찌됐건 창고문을 잠궜으니 마을 사람들은 걱정을 놓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창고 안에서 ‘똑딱 똑딱’하는 소리가 새어 나왔던 것이다. 섬 사람들은 공포에 사로 잡히고 말았다. 일주일이나 계속해서 소리가 들리자 마을 사람들은 회의를 열었다. “서양귀신이 우리섬을 해치기 위해 일부러 도깨비를 떨어뜨려 놓고 간게 틀림없다”며 “당장 굿판을 벌여 서양 도깨비를 몰아내야 한다”고 결의하였다. 사람들은 용하다는 무당을 불러 한바탕 굿을 하니 얼마가지 않아 소리가 뚝 그쳤다.


 마을사람들은 서양귀신을 몰아냈다며 좋아했지만 ‘똑딱’ 소리를 냈던 그 요상한 물건은 시계였고, 소리가 그쳤던 이유는 태엽이 다 풀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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