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바우 이야기
봉바우 이야기
  • 소병년
  • 승인 2007.06.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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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영암에 한 부호가 살고 있었다. 이 집에는 봉바우라는 머슴이 있었는데 성실했지만 매우 우둔하였다. 하루는 주인이 봉바우에게 “내일은 일찍 영암에 다녀와야 하겠다. 그러니 일찍 자고 새벽에 늦지 않도록 일어나거라” 말하였다. 이튿날 새벽, 봉바우가 일어날 시간이 되었는데 거동하지 않았다. 이상히 여긴 주인이 봉바우가 자는 방을 열어 보았으나 방은 텅 비어 있었다. 주인은 봉바우를 찾았으나 반나절이 넘도록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봉바우가 대문안으로 들어왔다.

 주인: “어딜 다녀 오는게냐?”

 봉바우: “영암에 다녀왔습니다.”

 주인: “뭣이, 영암에 갔다와?”

 봉바우: “예, 새벽 일찍 다녀오는 길입니다.”

 주인: “무엇하러 갔다 온게냐”

 봉바우: “아니 엊저녁에 다녀오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주인: “무엇하러 갔다오라 했느냐?”

 봉바우: “그냥 다녀오라고만 해서 다녀왔습니다.”

 주인: “또 다녀와야 하겠다.”

 봉바우는 또 떠나려 했다.

 주인: “이놈아! 용무는 듣고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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