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수 없다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수 없다
  • 소병년
  • 승인 2007.07.0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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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주나라 문왕의 스승인 강여상은 문왕을 만나기 전까지는 끼니조차 제대로 잇지 못하던 가난한 선비였다. 날마다 강가로 나가 낚시만 강물에 담구고 책읽기를 좋아하였다. 그래서 집에 돌아 올때면 언제나 빈 바구니였다. 한번은 부인 마씨가 이상히 여겨 몰래 따라와 낚시대를 들어 보니 바늘같은 곧은 낚시였다. 화가 난 마씨부인은 “당신처럼 일도 못하고 멍청한 사람과는 살 수 없다.”며 그길로 친정에 돌아가 버렸다. 그 뒤 3년이 지나 강여상이 태자 무왕의 스승이 되어 부임하는 날이었다. 삼현육각 행렬앞에 천한 부인이 엎드려 호소하길 “나는 오늘 태자의 스승으로 부임하는 분의 아내였는데 가세가 곤란하여 끼니를 연명하지 못한 나머지 집을 뛰쳐 나갔습니다. 오늘 부임하는 남편 얼굴만이라도 보게 해 달라”고 애원하였다. 이 말을 전해들은 강여상이 마씨부인 곁으로 다가가 “내가 물이 먹고 싶으니 물 한 그릇만 가져오라”고 하였다. 마씨로부터 물 그릇을 건네받은 강여상은 마씨앞에 물을 쏟아 버리고 빈 그릇을 주면서 “당신과 나 사이는 이미 쏟아 버린 물과 같으니 단념하고 갈 길을 비키라.”고 말하였다. 마씨부인은 그럼 종으로라도 좋으니 같이 살게 해 달라고 애원하였지만 강여상은 아무말 없이 수레에 올라타고 궁성쪽으로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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