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물류 허브의 중심지 로테르담
⑤ 물류 허브의 중심지 로테르담
  • <기획취재팀>
  • 승인 2007.09.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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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인 암스테르담에 이어 네델란드 제2의 도시라 불리는 로테르담.
라인강 어귀에 자리 잡은 로테르담은 유럽의 관문이라는 지리적 장점으로 인해 지난 1962년 이후 세계 1위의 물류항을 가진 항구도시로 군림해 왔다.
비록 지금은 싱가포르와 중국 상해 등 경제규모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대규모 신항의 추적을 따돌리지 못하고 세계 7위의 항구도시로 밀려났지만 아직까지도 유럽 최대의 항구도시라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로테르담항은 시내에서부터 북해에 접한 지역까지 고속도로 ‘A15’로 40km이상을 길게 뻗어있다. 또 벨기에까지 연결되는 고속도로는 8차선으로 건설돼 있으며 도로 가운데에는 4개의 철로가 지나고 또 다른 한쪽에는 파리까지 연결되는 화물전용 고속철도(VTW) 공사가 한창이었다. 총 길이 12만km에 2천800km에 달하는 철도까지 사통팔달의 육상수송망을 갖춘 네델란드는 로테르담항의 발전에 맞춰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화물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운송하기 위해 지속적인 화물전용 고속 철로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
‘물류의 나라’답게 유럽의 각지로 통하는 도로와 철도, 운하 및 항공 운송망을 거미줄처럼 구축하고 있는 로테르담은 덕분에 1천180km나 떨어진 오스트리아의 비엔나까지 도로나 기차로는 불과 이틀 걸린다. 운하로는 10일 만에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네델란드 물류의 핵심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처리하는 화물은 중국 상하이와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3위, 유럽 수입물량의 60%, 수출물량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로테르담은 컨테이너화물 처리실적 또한 지난해 930만TEU로 유럽 최대지만 세계 순위로는 7위다.
로테르담의 항만물류산업이 지난해 창출한 부가가치는 네델란드 GDP(국내 총생산)의 16%에 달하는 245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 항만으로 들어가는 도로 가에는 수십 여기의 풍력 발전기가 거대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한쪽 편에는 거대한 석유 정제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셀과 엑손모빌, Q8쿠웨이트 등 세계 굴지의 정유회사와 석유화학공장 시설의 굴뚝에선 시뻘건 불꽃이 쉼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로테르담 항에서는 항만을 통해 들여온 석유를 배후부지에 있는 정유회사에서 곧바로 정제, 수출한다. 광활한 배후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덕에 석유의 대량수입항이자 세계 굴지의 석유정제업 단지라는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로테르담 항구는 도로 양쪽이 모두 항만시설이다. 가운데 곧게 뻗은 고속도로와 그 왼쪽에 놓여있는 철도로 인해 로테르담항에서 하역된 화물은 트럭과 열차, 바지선 등 다양한 수송로를 통해 전 세계로 전달되고 있다.
육로수송뿐만 아니라 바다에 인접한 입지조건으로부터 200개 이상의 유럽항구와 연결되는 연안 선박운송은 육로수송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또한, 유럽각지로 연결되는 셔틀 기차는 현재 25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지만 2008년 완공 예정인 프랑스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연결하는 컨테이너 화물전용 고속철도(VTW) 공사가 완공되면 철도수송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곳에서 차를 타고 좀더 들어가면 자동차 전용부두와 재래부두, ECT 한노 터미널, ECT 홈 터미널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어 북해 쪽으로 가다 보면 현대화된 시설을 갖춘 ECT 델타 터미널을 만나게 된다. 로테르담항의 대표적인 컨테이너 부두다.
ECT 델타 터미널에선 안벽에 정박한 선박과 컨테이너 및 지원 건물들만이 보일 뿐 일하는 사람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화물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부두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지난 1993년부터 자동화 하역시스템을 도입해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갠트리 크레인과 선박을 제외한 야적장에선 근로자들을 볼 수가 없다. 자동화 하역 트랙터 등 180대의 하역장비가 무선통신을 통해 작업지시를 받고 연신 컨테이너를 운반하고 있다. 이 모든 작업은 터미널 끝쪽에 설치된 높이 15m 가량의 컨트롤 타워에서 조정된다. 컨트롤 타워에서는 3명이 교대로 근무하며 장비 보수와 화물작업 순서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로테르담이 지리적 강점과 풍부한 물동량으로 세계적인 항으로 손꼽히고 있는 가운데 로테르담항의 또 하나의 경쟁력은 이 같은 제반 시설을 활용해 식품가공분야를 특화, 부가가치를 키운 것이다.
로테르담항만의 과일전용항에는 3만2천㎡의 자동온도조절창고와 1만5천㎡에 달하는 냉동창고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는 브라질과 아프리카 등에서 실려온 과일들이 현재위치나 환적 또는 수송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바코드가 부착된 채 수북이 쌓여있었다. 이를 이용해 유럽에서 소비되는 주스의 70% 이상이 생산되고 있었다.
서해안 시대를 맞아 중국시장 등을 겨냥한 국내 식품가공 기지로 특히 식품산업클러스터를 전략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북도로써 깊이 참조해야할 만한 분야다.
이 같은 항만 생산성 증대 노력에 힘입어 로테르담항이 아직까지도 유럽 최고의 물류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로테르담은 현재의 실적에 결코 안주하지 않고 있다.
로테르담항에 들어서는 길목에 위치한 STC(Shipping And Transport College) 그룹은 우리나라의 항만연수원과 비슷한 인력양성기관이지만 교육과정이 훨씬 다양하고 규모도 크다. 지난 1830년 설립된 이후 항만에 필요한 모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일반기능인력부터 석사학위까지의 5단계로 나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배출된 인재들이 로테르담항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04년 9월 발표된 ‘포트비전 2020’ 역시 이들에 의해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비전 2020이란 오는 2020년 수요에 대비해 마스블라트2 터미널과 배후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향후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접안할 수 있게 하는 최신식 시설이다. 이 계획에 따라 단기적으로 2011년까지 화물처리 능력을 1천100만∼1천200만TEU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로테르담 시민들은 지리적 이점에서부터 풍부한 인력자원, 계획된 기반 시설 등으로 인해 지금은 세계 7위로 밀려난 로테르담항이 다시금 1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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