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화합되는 학교 운영 예찬
지역사회와 화합되는 학교 운영 예찬
  • 유택열
  • 승인 2007.09.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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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산 좋고 물 맑은 무주 적상면의 시골 학교에서 지역특산물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렸다.

지역에서 생산된 머루와 머루를 가공해 만든 머루와인, 머루주, 떡 등을 널리 홍보하고 주민 화합을 위해서 열린 축제다. 이 축제 마당엔 주민은 물론 군민, 도민, 멀리 대전 등지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들기 때문에 주최 측에서 학교 운동장 개방을 요구한 모양이다. 마침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은 토·일요일에 개방한 것 같다.

흘러가는 노랫가락이 멈추고 사회자의 낭랑한 안내 방송에 따라 사람들이 연단 앞에 준비된 의자에 앉았고 군수, 교육장, 군의장 및 의원 등 기관장님과 사회 단체장님들은 맨 앞줄에 앉았다.

이윽고 사회자가 식전행사로서 본교 학생들의 사물놀이와 가야금 병창 프로그램을 소개하자 학생들이 통일된 복장을 하고 제각각 장구며 북을 들고 질서 있게 등장해서 자리를 잡고 상쇠의 꽹과리 소리를 시작으로 농악이 연주됐다.

기본 주법이며 능숙함이 초등학교 아이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학생들은 흥에 겨운 듯 폼을 잡았고 소리는 하모니를 이루어 아름답게 들렸다. 연주 도중은 물론 연주가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사회자도 감탄하였는지 다시 한번 큰 박수를 보내자고 하였다. 그러고 나서 가야금 병창 프로를 소개했다.

치렁치렁한 치마와 조화를 이룬 짤막한 저고리를 입은 여학생들이 가야금을 들고 질서 있게 들어와 살포시 내려앉아 지도교사의 지휘에 따라 가야금을 연주하며 창을 하는 모습이 천상 선녀의 아름다움 그대로였다.

이 장면을 보고 교육의 위대함에 경외감마저 들었다. 그리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함께 뿌듯이 부푼 마음으로 이 학교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가 없는 감사를 표했다. 특히 학교 시설을 지역사회에 적기에 개방한 것도 좋았지만 주민들과 함께하는 축제가 학교에서 개최되고, 특별활동 및 방과 후 활동과 관련된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사전에 치밀하게 수립하여 성실하게 실천한 결과를 식전행사에 찬조 출연시킨 학교장의 지도력과 학교경영 능력에 찬사를 보냈다.

한편, 저 아이들은 훌륭하신 선생님들 덕에 아름답고 풍부한 정서 함양으로 곱게 자라서 시집을 가면, 때때로 서방님 앞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며 사랑가를 불러주면 힘든 세상 쌓인 피로와 근심이 한숨에 풀어지고 사랑스러움으로 한 폭의 그림이 되는 아름다움을 그려보며 아름답고 행복한 학교를 짜릿하게 실감했다.

관중의 박수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사회자도 넋을 잃었는지 말을 더듬으며 다시 한번 힘찬 박수를 보내자고 하자 환호성과 함께 기립박수 소리가 마당에 가득했다.

“보십시오 여러분, 이것이 참교육입니다.”라며 소리 높여 자랑하고 싶은 충동을 꾹 참고 지역사회학교 개념을 정립한 올센(Olsen, E. G)을 떠올리며 학교가 지역 사회의 문화 센터임을 행동으로 보여 줌은 물론, 많은 예산과 공을 들인 국책사업, 방과 후 학교 운영의 효과를 만천하에 증명해 보여준 이 학교(무주 적상 초등학교)를 크게 예찬(禮讚)하고 널리 홍보하고 싶다.

그런데 소규모 학교가 하나 둘 통합되며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있으니 교육적 효과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농,산,어촌 문화센터로서의 지역사회 학교 입장에서 보면 서럽고 아쉽기만 하다.

<무주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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