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명체들이 주는 교훈
작은 생명체들이 주는 교훈
  • 이병채
  • 승인 2007.10.08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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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시절 친구들과 함께 깨끗한 물에서 물장구를 치며 피라미를 잡던 시절이 있었다. 가랑이 사이로 송사리며 피라미들이 떼지어 다녀 고무신 짝으로 넉넉히 피라미를 낚아 올렸고 그 피라미들은 저녁 반찬으로 밥상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냇가는 검은 물이 잔뜩 거품을 물고 흐리고 있을 뿐 만 아니라 강바닥을 참아 들여다 볼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나는 물가 보다는 산으로 가보지만 높은 산에서 내려다본 도시마저 부옇게 덮여있는 슬픈 곳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누군가 저것을 공기라고 마시고 살아가는지? 싶어 푸념을 해본다.

개구리가 울어주지 않는 봄. 벌나비가 없고 새울음 소리가 사라진 숲. 잠자리와 참새떼, 메뚜기가 보이지 않는 가을 들녘 산토끼의 발자국조차 만나기 어려운 산길을 거닐면서 지금 나는 어딜 가고 있는가 하고 묻는 질문에 대하여 ‘자신을 질문에 던져 넣지말기’라고 슬그머니 회피하고 싶을 뿐이다. 손톱으로 튕기면 쨍하고 금이 갈 것 같다던 맑은 하늘과 별이 총총하던 은하수 같이 머리위에서 사라진 후 밤하늘의 아름다움 보다는 밤거리의 현란함에 길들여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움을 나는 ‘작은 생명체들이 주는 교훈’을 통해 세상 이치를 배워서 말하고 행동하라 권하고 싶다.

지금 전국토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자연생태계가 망가져가고 있어도 이기적인 문명과 인간의 오만으로 자연생태계는 균형을 잃고 급기야는 지구온난화라고 하는 재앙으로 치닫고 있다.

누군가 인간이 있는 세상이 인간이 없는 세상보다 아름다워야 한다고 했지만 인간의 발길이 닿는 모든 땅은 병들어 가고 수많은 생명들이 인간의 간섭으로부터 멸종의 길을 걷고 있다. 지구상에 하루 한종의 생물이 멸종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그땐 마지막에 남은 종이 인간이 아니라는 보장도 없다.

이대로 간다면 멀지 않은 시간에 자연이 우리에게 어떤 경고를 내릴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이 알지 못함이 바로 이대로 더 나아가서는 안된다는 경고임을 사람들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 지구를 덮고 있는 흙과 공기는 모든 생물체의 모태이다. 흙과 공기가 있어야 모든 생명이 살아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흙이 있어야 농부가 농사를 짓고 맑은 공기가 있어야 인간과 모든 생명체가 살아 갈 수 있듯이 흙이 있어야 나무가 자라 숨 쉴 수 있고 흙이 있어야 집도 지을 수 있다. 흙이 한번 병들면 이삼천년이 걸려야 복원된다고 한다. 이렇게 소중한 흙을 살리고 가꾸고 지키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흙을 지키고 살피는 일은 하늘이 내린 인류의 소명이다.

이렇게 소중한 흙이 최근 마구 뿌려대는 농약 특히 제초제의 살포와 화학비료 때문에 죽고 병들어 가고 있다.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육고기와 커피 따위를 생산하기 위해 죽고 자동차 공해와 인재로 인해 죽고 온갖 생활폐수와 가공식품 때문에 죽고 아스팔트와 시멘트 때문에 지구의 온갖 작은 생물체들이 죽어가고 있으니 문제이다.

흙이 병들고 죽어가면 이 지구상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생명은 하나도 없다. 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된다 해도 흙을 버리면 생명의 모태인 흙이 죽어 우리의 생명 또한 죽어갈 수밖에 없는 오늘의 현실을 직시해야한다. 흙을 살리려면 우리 인간 생활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옛날 우리 조상들의 생활을 되돌아보고 배우면서 그 시절로 되돌아가야 한다.

자연 생태환경복원은 우리의 가시적인 노력만으로 복원할 수는 없다. 오늘의 이기문명과 생태계를 파괴할 수는 있지만 훼손된 자연 생태계를 손쉽게 복원할 수도 없으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 검토 대체방안 철저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기우에 지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남원문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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