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경찰서장 기고문(채수창 서장 사진)
김제경찰서장 기고문(채수창 서장 사진)
  • 조원영
  • 승인 2007.10.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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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품격있는 봉사치안을 위해

과거에는 경찰이 도둑을 잘 잡는 것이 국민에 대한 의무이고 최대한의 봉사라고 여기고 ‘도둑만 잘 잡으면 된다.’라는 인식하에 국민의 인권이 다소 훼손되고 불편을 끼쳐도 이해되고 용서되리라고 생각하고 목표인 도둑 잘 잡기에 노력을 기울였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도둑을 잡는데 그토록 열중하고 범인 검거율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능가하는 90% 이상을 유지해도 많은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경찰은 몇 년 전부터 다 잡지도 못하고 다 잡을 수도 없는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매진하면서 그동안 국민에게 불신과 외면을 당했다는 것을 알고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얻는 길은 국민에게 불편을 끼치면서 도둑 잡는 것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봉사치안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경찰이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품격있는 봉사치안을 펼치기 위해서는 경찰력의 절반 정도는 도둑 잡고 예방하는데 투입하고 나머지 반은 국민께 봉사하고 프로 경찰관이 되기 위해 공부하는데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홀로 사는 노인을 일일이 찾아 뵙고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묻는 일부터 주변의 불우시설을 찾아가 청소하고 밥해드리는 것을 물론이고 농번기에는 농촌일손 돕기에도 적극 나서자, 국민은 ‘경찰이 이런 일까지 하느냐’라고 말하며 감사의 마음을 보냄과 동시에 경찰을 신뢰하는 마음도 날로 커지고 있다. 경찰은 제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같은 봉사를 해도 다른 행정 공무원에 비해 더 눈에 띄는 유리한 점이 있어 실제 봉사한 정도에 비해 과분한 칭찬을 듣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와 같이 국민에게 봉사치안을 펼치는 경찰관 상 정립과 함께 프로 경찰관이 되기 위한 경찰관들의 노력도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진 경우이다.

과거에는 경찰관의 부정확한 실무지식과 분명하지 못한 태도가 공연히 오해와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있었지만, 공정한 업무집행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프로가 되기 위해 경찰 실무교육은 물론이고 국내외 민간 연수시설에서 많은 경찰관이 위탁교육을 받고 있다. 경찰관을 교육생으로 받기 위한 민간 연수시설의 유치전이 치열할 정도라고 하니 프로 경찰관을 향한 노력을 과히 짐작할만하다.

프로 경찰관을 향한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라 소속 직장에서 동아리 및 토론회 활동을 통해 개혁방안을 찾아가고,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협조단체와 만나 치안정책에 대한 제언을 구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전에는 경찰관이면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주위 친지, 친구들로부터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담당 경찰관이 편향적으로 처리하고 있고, 저쪽 편하고 유착이 있는 것 같다’는 등의 도와 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은 게 사실이고, 이런 부탁이 걱정스러워 고향에서 근무하기를 기피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요즘은 대단히 달라진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본인의 경우만 해도 김제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지가 9개월이 넘어 가는데 도와 달라는 전화를 거의 받은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의 변화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자평해 본다.

이와 같이 경찰의 혁신이 계속되는 밑바탕에는 주민의 협조와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잘 알고 있다. 주민들께서 법과 질서를 잘 지켜주는 것을 물론이고, 혹여나 경찰의 잘못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질책하고 잘하는 점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는 것이 경찰이 발전하는 큰 힘이 되었던 것이다.

비록 경찰의 혁신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할지라도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매우 많이 남아있는 것도 현실이다. 경찰의 발전과 함께 주민들도 함께 발전해야 할 텐데, 특히 지방 소도시의 경우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송구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경찰력을 좀더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우선 평온한 치안상태를 만든 다음, 여유가 생긴 경찰력을 주민들의 경제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제경찰은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김제경찰이 되겠습니다.’라는 구호 아래 지역 상품권도 구입하고 음주운전 단속도 시내 업소주변에서 쉽게 하기보다는 외곽에서 사고 예방근무에 주력하고, 농민들의 피와도 같은 농산물 절도를 예방하기 위해 순찰도 더욱 열심히 돌며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김제경찰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전국에 5천여 개의 파출소가 있지만 모두 현대식 4각형 벽돌건물로 지역 특색을 살리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지난 2일 월촌파출소를 조선시대 성곽모양의 포도대(捕盜臺)로 리모델링을 실시 전국 최초로 김제의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며, 멋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경찰청사를 탄생시킨 것이다. 지역 주민들로 사랑을 받으며 주민들의 명예와 자부심을 높여주고 모든 사람들이 찾고 싶은 관광명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경찰 발전에 관심과 질책을 아끼지 않는 주민들께 감사 드리며 무엇보다도 그 분들이 아무런 걱정 없이 생업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평온한 치안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본연의 임무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며, 어려움이 있어 부르시면 즉시 달려가 도움이 되어 드리겠다고 다짐한다.

김제경찰서장 총경 채수창

김제=조원영기자 cwy9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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