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등 5권
[신간]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4.03.27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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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부키·1만9,800원)’는 대한민국 산업 수도 울산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며 미래를 모색하는 책이다. 울산의 산업 구조와 노동 시장, 사회적 관계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목적은 제조업과 수출을 기둥으로 성장해 온 한국 경제에 닥친 위기의 본질을 살피고 종합하여 대안을 모색하는 데 있다. 이 책은 울산이라는 대표적 산업도시에 관한 종합 보고서인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저물어 가는 산업’으로 치부되는 제조업의 현실과 성장 동력을 잃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관한 고찰이다.

 
 

 ▲스탈린의 서재 

 ‘스탈린의 서재(너머북스·3만1,000원)’는 책을 사랑한 독재자의 서재로 들어가 그의 사상과 신념, 혁명과 전쟁, 국정과 외교에 미친 영향, 인격과 감정의 내면까지 파고든 새로운 스타일의 전기다. 스탈린은 하루에 300~500쪽을 읽을 수 있는 열렬한 독서광이었다. 생전 2만5천 권의 책을 모았으며, 여러 ‘포멧키(pometki, 표시들)를 여백에 달아 자신의 생각, 감정, 신념을 드러냈다. 스탈린 사후에 그의 장서는 뿔뿔이 흩어졌으나 책에 남긴 내밀한 기록을 좇은 저자 제프리 로버츠는 냉혹한 독재자의 얼굴 뒤에 감춰진 감수성이 예민한 지식인의 면모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북극을 꿈꾸다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자연주의자’ 배리 로페즈의 대표작이자 전미도서상 수상작인 ‘북극을 꿈꾸다(북하우스·2만3,000원)’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북극의 진면모를 펼쳐내며 생태학의 고전이 되었다. 북극에 대한 오랜 인식은 삭막하고 척박한,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는 불모의 땅이라는 점이었다. 이는 온대, 열대 중심으로 고착된 자연관에서 비롯된 편견이다. 저자는 자연을 대상화하고 통제하려는 욕망을 거부하고, 북극이 들려주는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인다. 이내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미지의 땅은 지금껏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놀라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판결 너머 자유 

  민주주의 발전에 힘입어 과거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시대에 도래했다고 느끼면서도, 실제로는 많은 사안 여론의 향방이 극단적인 대결로 치달아 다양한 목소리의 설 자리는 오히려 좁아지는 모순적 상황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 어느 때보다 합의라는 가치와 그 가능성이 절실한 지금이다.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법관이자 김영란이 실마리를 전원합의체가 판결을 내리는 과정에서 찾는다. ‘판결 너머 자유(창비·1만8,000원)’에는 우리 사회의 ‘가장 올바른 결론’을 내기 위해 법관들이 고민하고 토론한 경로가 판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8월에 만나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유고 소설 ‘8월에 만나요(민음사·1만6,000원)’가 그의 사후 10주기인 2024년 3월 6일(마르케스의 생일)에 전 세계에서 동시 출간됐다. 이 소설은 제목이 암시하는 바처럼, 주인공 아나 막달레나 바흐가 자기 어머니의 기일인 매년 8월 16일, 카리브해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나는 결혼한 지 27년째가 된 남편과 아이들을 둔 평범한 주부다. 매년 이어진 이 방문은 어느 덧 일 년 중 단 하룻밤 동안 다른 사람이 되라는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인 제안이 된다. 규범이나 구속을 벗어나 자신의 삶을 마주하는 여성에게 바치는 마르케스적 찬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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