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길목에서
봄의 길목에서
  •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
  • 승인 2024.03.2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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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br>
고재찬 성원기술개발 회장

서서히 따스한 바람 사이로 들려오는 꽃소식이 봄을 왔음을 알리는 시간, 봄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spring은 그 외에도 샘, 태엽, 일어나다 로 해석한다. 엊그제 내린 봄비로 땅속의 씨앗이 춤추며 여기저기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봄은 바라봄의 준말이라고 하지만 엿봄, 알아봄, 바라봄, 멀리 봄, 마주 봄, 우러러봄 등 다양하다. 봄이 왜 희망의 계절일까를 생각해 본다. 꽃 피고 온갖 식물들이 움을 틔우고 솟아오르는 봄이기에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용솟음치는 봄이기에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해마다 찾아오는 봄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봄이 기다려진다. 추웠던 지난겨울 움츠러들었던 어깨를 펴고 두툼한 옷도 벗어버리고 얇은 옷으로 새 단장을 하면서 새봄을 기대하며 기다려본다.

환절기에 의례 원근의 각지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들려오는 소식은 두 가지다. 누가 돌아가셨다는 소식과 누가 결혼예식을 한다는 소식이다. 어제는 가깝던 친구의 타계 소식이 있더니 오늘은 오랜 시간 병상에서 투병하던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전해져온다.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회자정리로 표현하기는 너무나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퇴임 후 더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정평이 나 있는 미국의 제39대 지미카터 대통령의 이야기를 조금 나누고자 한다.

전국적으로 거의 무명이었던 카터는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 돌풍을 일으켜 대통령 후보가 되어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중국과 미국의 국교 정상화와 우리나라에도 방한한 적이 있다.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규탄하여 모스크바 올림픽 불참을 선언하기도 한 그는 다음 선거에서 레이건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다. 퇴임 후에는 사랑의 집짓기 해비타트 운동에 참여하기도 하고 김일성 사망 직전 북한을 방문하여 김일성을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는데 그도 99번째 생일을 맞는 백수의 고령에 병으로 투병 중이지만 그는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자택에서 호스피스 간병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오래되었는데 이조차 아름답게 보인다.

봄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카터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하실 것이지만 그가 해군 복무 시절 그는 차세대 브레인으로 촉망받았던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리코버 제독이 원자력 잠수함을 만들던 시절 리코버의 시험을 통과하고 초창기 원자력 잠수함 개발팀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러한 일화가 전해져 온다. 리코버가 카터에게 묻기를 ‘자네 해군사관학교를 몇 등으로 졸업하였는가?’ 카터는 820명 중 59등으로 나왔다는 답변을 하자 다시 리코버는 최선을 다했나? 라고 질문을 하자 카터의 대답은 주저하면서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고 좀 설렁설렁한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왜 최선을 다하지 않았나? 라는 질문에 카터는 말문이 막혀버린 것이다. WHY NOT THE BEST? 는 카터의 좌우명이 되었고 대통령 취임 후 낸 자서전에도 이 제목을 사용하였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넛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 주. 이 노래는 김동환 작사 김동진 작곡의 봄이 오면 이다. 작곡자는 학창 시절 혼자 바이올린 연습을 끝내고 풍금을 치며 발성 연습을 하던 중 갑자기 평소에 좋아했던 시의 한 구절인 건넛마을 젊은 처자의 악상이 떠올라 즉시 오선지에 옮긴 것이라고 한다. 우리 가곡의 개척기에 한국 서정 가곡의 틀을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제독의 질문이 한 사람의 평생 좌우명이 되어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일에 몰두하다 보면 한 시대를 대표하는 곡이 탄생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한 결과이다.

요즈음 전북특별자치도는 역동적인 출발에 도민들의 기대가 크다. 한마음으로 달려가는 모습,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 많은 기업의 유치와 더 많은 프로젝트의 선점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살다 보면 어려움을 당하기도 하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가면 희망으로 다가올 것이고 주변으로부터 칭찬은 덤이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언행의 삶이 그리고 항상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는 일념이 우리에게 더 좋은 내일의 보증수표인 것이다. 당신은 오늘도 최선을 다했습니까?

고재찬<성원기술개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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