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17> 조선 최고의 묘지 명당은 전북에(3)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17> 조선 최고의 묘지 명당은 전북에(3)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 승인 2024.03.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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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풍수는 ‘물을 얻는 것을 으뜸으로 친다[득수위상·得水爲上]’. 무슨 말인가? 마을과 도시의 규모는 샘물의 규모에 비례한다. 과거 상수도 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 마을에 몇 개의 샘이 있느냐, 그리고 물맛은 어떠한가에 따라 마을 규모와 인심이 달라졌다. 그러한 까닭에 필자는 지명에 샘을 뜻하는 ‘정(井)’과 ‘천(泉)’이 들어간 마을을 유심히 살핀다.

김제 성덕면에 대석리(大石里)가 있다. 대석(大石)·소석(小石)·용소(龍沼)·수교(水橋) 등의 자연마을을 아우르는 지명이다. 소석과 대석 마을은 마을 옆 돌샘[石井]에서 솟아나오는 물을 공동식수로 이용하다. 가구 수가 적은 마을을 소석, 가구 수가 많은 마을을 대석이라 불렀다. 물의 사용량에 비례한다. 원래 마을 이름은 ‘큰[大]돌[石]샘[井]’이란 뜻의 ‘대석정’ 마을이었다. 마지막 글자인 ‘정(井)’가 빠져 대석마을이 된 것이다. 돌샘에서 마을이름이 유래했다는 것은 인근 저수지 이름이 석정제(石井堤)가 있음에서도 가늠가능하다.

돌에서 솟는 샘물의 맛이 어떤지는 독자들께서도 아실 것이기에 생략한다. 당연히 대석리가 큰 명당과 큰 인물이 배출하였음을 또한 추측이 가능하다. 산은 인물을 키우고, 물은 재물을 늘려준다[山主人, 水主財]는 풍수격언이 맞는다면 이 마을에서도 큰 부자가 나와야 마땅하다. 과연 그럴까? 이 마을 출신으로 서복환이란 인물이 있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1961년 재단법인 이리학원 서복환 이사장 취임”이란 문구가 보인다. 또 1980년대 후반 어느 해 고액납세자 순위 명단에 그 이름이 보인다. 1위와 2위가 이병철(삼성그룹)과 박건석(범양상선)이고, 12위에 서복환(이리학원)이 자리한다. 그가 얼마나 큰 부를 이루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큰 부자 서복환이 이 마을 출신인가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다음과 같은 고발문이 올라왔다. 그 내용 일부다.

“묘지 소나무 훼손을 고발합니다. 본인은 김제시 성덕면 대석리 000번지 선산의 공동소유자로 이곳 선산안식처에 계시는 고 서복환님의 아들 서00입니다. 고 서복환님은 위 성덕리에 출생하였고, 전북 익산시에 소재한 이리학원을 1961년에 인수하여 위 학원을 발전시켜 많은 후학을 양성한 육영사업가 이었고, 현재까지 저희 후손이 대를 이어받아 위 학원을 건실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덕리 출신의 서복환 이사장이 분명하다(위 고발문도 풍수와 관련이 있기에 나중에 좀더 소개하기로 한다). 서복환 이사장과 풍수는 무슨 관계인가? 서 이사장의 명당발복은 박연수라는 지관과 인연에서 비롯한다. 박연수는 근세 인물로 강증산의 제자였다. 일자무식이었으나 땅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어떻게 일자무식인 사람이 풍수가 될 수 있는가”라고 독자들께서 반문하실지 모르겠다. 풍수사들의 실력은 보통 4등급으로 나눈다. 범안(凡眼)→법안(法眼)→도안(道眼)→신안(神眼) 순이다. 범안(凡眼)·법안(法眼)·도안(道眼)은 공부를 통해 풍수를 터득하지만, 신안의 경우 문자없이 직관으로 풍수를 터득한 사람이다. 공부를 통하지 않고 터득하니 ‘신의 축복’이다. 그 박연수 지관을 청곡 선생 윗대 어른이 눈여겨 보고 불러들여 근처에 집을 지어주고 살게 하였다(청곡 선생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소개할 것이다). 이른바 청곡 집안의 ‘전속지관’인 셈이다. 청곡 선생도 어릴 때 자주 그 집에 놀러 때문에 지금도 박연수를 기억한다. 박연수 지관의 기행(奇行) 가운데 하나가 72살에 아들을 보았고[得子], 74살에 딸을 낳았다[得女]는 점이다. 청곡도 이들을 기억한다. 청곡도 대석리에 살았기에 청곡도 서복환도 박연수도 마을 사람인 셈이다.(계속)

글 = 김두규 우석대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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