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과 삼신사상(三神思想)
한민족과 삼신사상(三神思想)
  • 김동수 시인/전라정신연구원 이사장
  • 승인 2024.03.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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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시인 / 전라정신연구원장<br>
김동수 시인 / 전라정신연구원장

삼족오(三族烏)는 다리가 셋 달린 ‘까마귀’라고도 하고, ‘태양새’라고도 한다. 고구려의 쌍용총, 무용총 등의 고분벽화에 용과 봉황이 함께 그려져 있고, 단군조선에 관한 이야기를 쓴 『환단고기(桓檀古記)』에도 8세 단군 8년(단기 347,BC1986년)에 세발 달린 삼족오가 대궐 안으로 날아왔는데, 그 날개 길이가 석자나 되었다(甲寅七年 三足烏飛入苑 其翼廣三尺)고 기록되어 있다.

2011년 우리나라의 제5대 국새(國璽)가 선정되었을 때 시인 이산하는 “두 마리 봉황이 무궁화꽃을 피우며 날아오르고/태양 속에서는 삼족오가 봉황의 날개를 끌어당긴다”고 이 국새를 칭찬하고 있다. 삼족오 그림이 고대 중국의 그림에도 등장하고 있지만, 우리의 민단 사학자들은 단군왕국 당시 우리 고유의 삼신사상이 중국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고대인들은 태양의 흑점 그림자를 세발 달린 ‘검은 새’로 보아, 이 삼족오가 천상의 신들과 인간 세계를 이어주는 신성한 새로 여겼다. 그래 오늘날에 와서도 국새가 새로 제작될 때마다 손잡이로 삼족오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삼족오의 다리를 셋으로 한 것은 하늘(天)과 땅(地)과 사람(人)이 우주의 본질이라는 삼신(三神)사상에서 비롯되었으며 지금도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 지붕과 충북 영동 국조전 앞에도 삼족오가 앉혀져 있다.

우주 자연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모두 삼(三)수로 되어 있다. 삼(三)수는 양(一)과 음(二)이 결합하여 새로운 탄생(三)을 이루어내기 때문이다. 우주를 구성하는 삼재(三才)도 천·지·인(天地人) 삼(三)수이고, 물질의 기본 단위인 원자도 양성자, 중성자, 전자 삼(三)수로 구성되어 있고, 빛깔을 이루는 삼원색도 셋, 우리의 몸도 머리, 몸통, 사지 셋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 한민족은 예로부터 삼(三)이라는 숫자를 좋아하여 우리 문화에서는 모든 것이 삼(三)수로 집약되어 있다.

환인, 환웅, 단군왕검의 삼성(三聖)을 의미하는 ‘삼신(三神)사상’은 환국, 배달, 고조선으로 이져 온 9천 년 한민족사에서 국가를 경영하는 제도의 바탕이 되어왔다. 그것은 천지만물을 관장하는 신(神)은 반드시 혼자가 아니라 삼신(三神)이 함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한얼’의 ‘한’은 ‘하늘[天]’, ‘크다(大)’이기고도 하는데, 이 ‘한얼’이 자리를 만드는 창조주 ‘한인’과 구세주(리더) ‘한웅과 그 뜻을 실행하는 ‘한검(단군)’ 셋을 보내 백성을 잘살게 하였다는 것이다. 그 세 자리를 나누면 삼신(三神)이요, 합하면, 곧 한몸이신 ‘한얼님(하느님)’이라는 것이다.

이 셋(三)은 항시 상호보족적으로 불가분리의 위상에서 일(一)은 삼(三)의 몸[體]이 되고, 삼(三)은 일(一)의 작용[用]이 된다. 이러한 통치 이념으로 환인은 아들인 환웅에게 천부인(天符印) 3개를 주어 태백산(백두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세상을 다스렸다. 삼백(三伯)은 조선시대 삼정승(영의정, 좌의정, 우의정)과 오늘날의 삼권분립(입법, 사법, 행정) 기독교의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론과 불교의 법신, 보신, 화신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러한 삼신(三神)사상은 한민족의 생활문화에도 깃들어 음식을 먹기 전 천지(天地)에 세 번 떠서 바치는 고수레에서부터, 아기가 태어났을 때 삼신할머니에게 바치는 미역국 세 그릇, 사람이 죽으면 저승사자에게 바치는 밥 세 그릇 등,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서 드러나 있다.

가위바위보도 삼 세 판이고, 태양의 수호신 삼족오(三足烏)도 다리가 셋, 경복궁, 창경궁, 사찰, 향교, 소고(小鼓), 북, 부채 등에도 음양의 이치로 순환무궁하는 삼태극(三太極)의 모습을 그려놓고, 우리들이 좋아하는 3·6·9 게임도 3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는 중국인이 2·4·8 수를 좋아하는 짝수문화와 대조를 이룬다.

김동수 <시인/전라정신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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