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염과 농양
유방염과 농양
  • 박영삼 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 승인 2024.03.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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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삼 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개원한 지 이제 약 9개월이 지나가는데 생각나는 여자 환자 한 분이 있다. 20대 후반에 임신 30주 정도 되는 우측 함몰유두와 유륜주위 농양을 가지고 있는 환자였다. 국소 마취 하에 유륜 주위 농양 부위의 절개 및 배농술을 시행하였고, 항생제 복용하며 일주일에 2~3회 방문하여 수술 부위를 소독하였다. 염증 부위가 좋아졌는데, 얼마 있다가 농양이 재발하여 다시 방문하여 치료를 반복하여 받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제왕절개로 아기를 출산할 때가 되었다. (유관염 완치수술은 출산 후에 하자고 이야기 함) 우리 병원 직원들이 제왕절개 전날 치료 위해 방문한 환자에게 아기 양말을 선물로 주면서 출산 잘하고 몸조리하고 다시 보자고 했다. 출산 후에 모유를 말리고 다시 치료를 시작하였고, 상처가 조금 좋아지자 유두와 연결된 유관을 치루 수술처럼 열어주면서 함몰유두 복원까지 시행하였다.

아기를 데리고 치료하러 방문하면, 치료받는 동안에 우리 병원 직원들이 아기를 봐주었다. 그러다 보니 멋진 아들을 출산한 지 100일 되어 백일잔치하고 토요일 오후에 백일떡을 가지고 왔는데 토요일 오후에는 우리 병원이 진료를 안 보는 날이라 그냥 돌아갔다고 하였다. 이렇게 우리 병원 직원들과 환자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 또 한편으로는 유륜주위 농양은 자주 재발하고 치료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유방염과 농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은근히 많이 있다. 갑자기 유방의 한쪽 부분이 아프고 빨갛게 부어오르며, 누르면 아프다고 호소한다. 또 가끔은 오한과 열이 나는 전신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먼저 유방 초음파검사로, 유방암과 연관이 있는지, 염증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농양이 형성되었는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항생제를 처방하면서 “항생제를 사용하면 땡감처럼 딱딱한 염증 부위를 홍시처럼 만들어 줍니다. 그러면 손대면 톡하고 터지는 것처럼 마취할 때 덜 아프고, 고름도 잘 나오고 회복도 잘 됩니다.”라고 이야기 한다. 가끔 유방염과 농양이 함몰유두나 유관확장증과 연관이 되어 있으면(유관누공) 자주 재발하는 것 같다. 그런 경우에는 연결된 유관도 같이 절제해 주어야 재발을 줄일 수 있다.

 한국 유방암학회에서 발간한 유방학 책을 참조하여 유방염과 농양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다. 유방염과 농양은 크게 산욕기 및 수유기 유방염과 비수유기 유방염으로 나뉜다. 먼저 산욕기 및 수유기 유방염 중에 신생아의 코나 인후의 미생물이 수유과정 중에 유방으로 전달되어 발생하는 유행성 유방염이 있는데 위생관리 향상으로 현재 많이 감소하였다.

이때는 수유하지 말고 항생제치료를 해야 한다. 또한, 흔하게 접하게 되는 산발성 유방염이 있는데 보통 수유중인 여성의 약 2.5% 정도에서 발생하고 이 중 약 7%에서 농양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보통 피부의 균들이 유두의 찰과상이나 유두부위 균열을 통해 들어가 유관주위 조직으로 침입하여 유즙이 배출되지 않는 구역에서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치료는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하고 수유를 권장하는 것이다. 화농성 물질이 유관을 통해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수유하더라도 유아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또한 적절한 시간에 수유하지 못하는 경우에 유즙이 모여 유방염이 잘 생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수유를 하거나 유축기를 사용하여 유즙을 배출하는 것이 치료에 효과적이며 병변 부위에 국소가온이나 유방마사지를 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비수유기 유방염과 농양의 발생 원인은 유관확장증과 함몰유두와 연관이 있으며, 유륜 주위염증이 자주 생긴다. 적절한 항생제를 치료하면 1~2주안에 치료되지만, 가끔 농양으로 진행하기도 하고 유관누공이 생기며 재발이 흔하다. 유륜주위 농양의 단순 절개 배농술 후 재발률은 약 34~78%로 보고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약 50%에서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반복되는 농양이나 유관누공의 효과적인 치료법은 유관 완전 절제술이다.

 박영삼<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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