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 빈곤’ 전북자치도 고용 지표 질적 하락
‘풍요 속 빈곤’ 전북자치도 고용 지표 질적 하락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4.03.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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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속 빈곤’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취업자 수 증가, 고용률 상승 등 양적인 수치 개선으로 고용시장이 활기를 띄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주 36시간 미만, 임시근로자, 60세 이상 근로자 증가라는 악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13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도내 취업자는 97만명으로 전년 동월(96만3,000명) 대비 7,000명(0.8%) 증가했다.

고용률 역시 62.6%로 전년 동월(61.9%)보다 0.7%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만 15세 이상 중 일할 능력이 있어 취업할 의사가 있는 경제활동인구도 99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98만4,000명) 대비 9,000명(0.9%)이나 늘었다.

또한 통학과 육아, 가사 등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크게 줄었다.

지난해 2월 57만1,000명에 달했던 비경제활동인구는 올해 2월 55만8,000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고물가 등으로 인한 가계 부담이 가중돼 취업 전선에 뛰어든 수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같은 지표 이면에는 질적인 취약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30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도내 전체 취업자 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심지어 2021년 2월 26만1,000명, 2022년 2월 27만명, 2023년 2월 28만4,000명으로 꾸준하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40대는 18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19만7,000명) 대비 8,000명 줄었다. 2021년 2월(20만4,000명)과 비교해서는 크게 줄었다.

30대 역시 14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14만1,000명) 대비 겨우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3년 전인 2021년 2월(14만6,000명)과 비교해서는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단기 일자리 성격이 짙은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8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31만3,000명) 대비 27만4,000천명(87.4%) 증가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설 명절 기간이 조사 기간에 포함돼 단시간 근로자가 크게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비정규직으로 구분되는 임시근로자도 16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15만6,000명)보다 6,000명(3.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어두운 경제지표는 실업급여 지출 부담으로 이어졌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행정통계를 보면 올해 1월 기준 도내 실업급여 지급액은 30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2월 320억7,000만원, 2022년 2월 300억7,600만원, 2023년 2월 301억8,800만원 등 꾸준히 300억원대의 재정이 지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내 경제계 관계자는 “단순 취업자 수 증가만 보고 고용시장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가정과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30∼40대가 일자리 소외에 놓이지 않도록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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