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항 제작·판매 조직 꾸린 현직 교원들…수억 받아 챙겼다
문항 제작·판매 조직 꾸린 현직 교원들…수억 받아 챙겼다
  • 연합뉴스
  • 승인 2024.03.1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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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업체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검토 등에 참여한 교원들에게 돈을 주고 모의고사 문항을 산 사실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광범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현직 교원이 동료 교원을 끌어들여 문항을 제작하고, 이를 사교육 업체에 팔아넘기는 등 적극적으로 나선 사실까지 확인돼 파장이 더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실시한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점검’ 감사 결과, 교원과 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방해, 배임수증재 혐의로 경찰에 수사 요청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9월 사교육 업체와 연계된 영리 행위를 한 현직 교원의 자진 신고 등을 토대로 자체 조사해 사교육 업체에 모의고사 문제를 판매한 뒤 그 사실을 숨기고 수능·모평 출제에 참여한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수능·모평 출제에 참여한 후 사교육 업체에 문제를 판매한 22명(2명 중복)은 청탁금지법, 정부출연연법상 ‘비밀유지의무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이날 감사원 감사 결과 수사 의뢰 대상은 교육부 발표보다 30명 이상 불어났다.

‘사교육 카르텔’이 교육부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형성됐다는 의미다.

다만 교육부는 작년 고발·수사 의뢰 대상은 모두 교사지만, 감사원 수사 의뢰에는 교사뿐 아니라 학원 관계자, 교수, 입학사정관 등이 포함돼 있다며 수사 의뢰된 교사 수 자체는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직 교사들이 ‘문항 거래’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 하고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일부 교사는 문항 제작 조직을 직접 관리·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수능·모의평가 검토위원으로 여러 번 참여한 고교 교사 A씨는 출제 합숙 중에 알게 된 교사 8명을 포섭해서 문항 공급 조직을 구성, 6억6천만원을 받았다.

다른 고교 교사 B씨는 배우자가 설립한 출판업체를 공동 경영하면서, EBS 교재 집필 과정에서 알게 된 교사와 자신의 소속 학교 교사 등 35명을 섭외해 문항 제작진을 구성하고, 3년간 18억9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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