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아침밥 먹자
얘들아 아침밥 먹자
  • 박은숙 원광대학교 명예교수/원광대학교 前대외협력 부총장
  • 승인 2024.03.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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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숙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가정교육과 교수<br>
박은숙 원광대학교 명예교수

‘얘들아 아침밥 먹자’ 식생활 캠페인 부스에는 유치원생, 초·중학생, 가족들로 붐볐는데, 항의하는 분들도 찾아오셨다. “내가 몇 살로 보입니까? 식사의 기본은 밥상머리 교육인데 나처럼 머리가 허연 나이 든 사람에게 반말을 하면 됩니까?”, “나는 10년 동안 아침밥을 안먹고 있는데 보시다시피 건강합니다. 아침밥을 먹지 말라고 해야지, 왜 아침밥을 먹으라고 합니까?” 등의 항의였다. 책임자를 찾을 때마다 나는 그분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왜냐하면 반대 의견을 가진 분들도 식생활 캠페인에 관심을 갖는 소중한 고객이기 때문이다. 첫번째 항의를 듣고 보니 어린이에게도 반말보다는 존대말을 사용하는 것이 옳았다. 그래서 차후 캠페인 제목은 ‘지구를 살리는 식생활을 합시다’ 등의 존댓말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침밥 안먹기 캠페인 주장은 반영할 수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는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신체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과 더불어 적정량의 영양소를 섭취하여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아침식사는 저녁식사 후 오랜 공복 상태로 인해 떨어진 혈당을 공급하여 혈액의 항상성을 유지해 준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아침을 거르는 학생은 규칙적으로 먹는 학생에 비하여 식사의 질이 떨어지며, 폭식, 작은 간식으로 이어진다고 보고하였다. 비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아침식사는 지적, 신체적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학생의 아침식사 빈도가 증가할수록 전반적인 식습관이 좋으며, 좋은 식습관은 학업성취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다. 아침식사를 전혀 하지 않거나 주 2회 이하인 성인 남성은 식사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과식을 하며 고지방 육류 섭취 빈도가 높아, 과식으로 인하여 비만의 원인인 지방 합성이 촉진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또 다른 여러 연구에서도 아침 결식은 대사증후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아침식사를 중요하게 여겨왔으나, 사회가 발전하면서 식사 습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10년 전에는 20%대였으나, 점차 증가하여 2022년에는 30%대에 진입하여 10명 중 3명 이상이 아침밥을 안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식률은 20대가 가장 높으며, 그다음으로는 30대, 10대의 순으로, 20대는 10명 중 절반 이상이 아침을 먹지 않고 있다.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에서는 ‘아침식사를 꼭 하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식사구성안은 일반인이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도록 식품군별로 하루에 섭취해야 할 횟수를 정하고 있는데, 식품군은 곡류, 고기·생선·달걀·콩류, 채소류, 과일류, 우유·유제품류, 유지·당류로 나뉜다. 끼니마다 곡류, 고기·생선·달걀·콩류, 채소류를 섭취하며, 과일류와 우유·유제품류는 간식으로 섭취할 수 있고, 유지·당류는 가능하면 적게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A씨는 건강을 위해 쌀밥 대신 감자, 좋아하는 고구마와 찹쌀떡, 군밤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A씨는 섭취하는 식품은 다양하지만, 곡류 위주의 식사를 하는 셈이다. B씨는 비건이 되기로 하고 아침에 밥과 채소 반찬, 과일을 먹는다. B씨는 지구 환경 보호에 일조할 수 있지만 고기·생선·달걀·콩류 섭취가 필요하다. C씨는 아침과 점심은 밥과 채소 반찬으로 먹고, 저녁에는 고기를 먹어준다. C씨는 끼니마다 균형잡힌 식사를 할 필요가 있디.

식행동이 변화하려면 3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1단계는 올바른 지식, 2단계는 지식에 기반한 태도 변화, 3단계는 실제로 실천하는 것이다.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가 멀다고 하듯이, 식생활도 지식, 태도, 실천까지의 거리는 매우 멀다. 아침식사도 실천이 중요하다. 아침밥 먹기 실천은 개인과 더불어 사회 차원에서의 지원도 필요하다. 최근 대학교에 천원의 아침밥이 등장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초등학생, 중·고등학생의 아침식사 결식률을 낮추고, 독거노인과 소외계층이 제대로 된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박은숙<원광대학교 명예교수/원광대학교 前대외협력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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