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컬링전용경기장 신축 ‘실효성’ 논란 가열
전주 컬링전용경기장 신축 ‘실효성’ 논란 가열
  • 김상기 기자
  • 승인 2024.03.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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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주니어컬링선수권대회가 전주 화산실내빙상경기장서 열리고 있다.
전북도민일보 DB.

전주 컬링전용경기장 건립사업이 때아닌 실효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준공과 동시에 소요돼야할 과다한 운영비와 적은 컬링 인구로 인한 낮은 운영자금 회전률, 비좁은 화산체육관 주차문제 등이 얽히면서 ‘신축사업이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점 마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컬링전용경기장 신축부지에서 발견된 거대한 경암도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사업비를 증가시키는 주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까지 컬링전용경기장에 대한 일상감사와 원가심의, 계약심의 등 행정절차를 완료했지만, 공사 착공일자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3월 지반조사 과정에서 크기를 알 수 없는 경암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2020년 제1차 전북도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조건부 통과했지만, 2022년 6월로 예정됐던 공사 착공 시기 마저 늦추고 있다. 경암(hard rock)은 굳은 암석이다. 암석은 굳은 정도에 따라 연암과 경암으로 나누는데, 주로 굴착과 토공의 난이 정도로 정한다.

특히, 경암은 인력만으로는 굴삭할 수 없고 다이너마이트 등을 사용해야 하는 석회암, 화강암, 규암 등의 강한 암석을 가리킨다. 이에 전주시는 전북도에 추가 공사비(20억원) 지원을 요청했고, 경암을 반영한 설계용역에 착수해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인가, 건축 설계용역을 거쳐 행정절차까지 모두 마무리 짓게 됐다. 확정된 총사업비는 당초 120억원(국비 30억원 포함)에서 170억원으로 상승했고, 연면적도 2천400㎡에서 3천250㎡로 규모를 키웠다.

문제는 실제 공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경암의 규모를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지반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경암이 예상보다 클 경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 경암이 인근 화산체육관이나 빙상경기장, 시립도서관이나 근영여중고에 이를 만큼 크다면 이들 건물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도 있어 플랜B가 필요한 상황이다.

화산체육관의 부족한 주차공간과 컬링이 생활체육이 아닌 엘리트 체육에 가깝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선수나 관계자들을 제외하면 컬링을 즐기는 시민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시설 회전률이 무척 낮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빙질관리 등 운영을 위해서는 연간 최소 5~10억원 가량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여 막상 경기장을 완공해도 활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화산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즐긴다는 한 시민은 “동계올림픽 때 반짝 인기가 있었다지만, 평소에는 거의 쓰임새가 없는 건물을 170억원이나 들여 지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며 “현재도 부족한 주차공간을 어떻게 확보하려 하는지도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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