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공예가 김선주, 개인전 ‘색지 공예 소품전’
한지공예가 김선주, 개인전 ‘색지 공예 소품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4.03.0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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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 배치·문양 탁월

 한지공예가 김선주 씨는 커다란 나무 그늘과 같은 사람이다. 자신을 드러내고자 애쓰기보다는 후배와 제자들이 더욱 빛나기를 바라면서 묵묵히 한지공예가의 길을 걸어왔던 까닭이다. 오랜 세월 한지공예를 품에 안고 살아왔음에도 이제서야 개인전의 문을 소박하게 열어보인 점에서 또한 작가의 마음가짐이 드러난다. 이 모든 것은 한지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북특별자치도무형문화재 색지장 김혜미자 보유자의 딸이자, 제자로 살아가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유명인의 가족이기에 눈을 감고, 귀를 닫아야 하는 때도 비일비재했다. 그는 예상대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는 소식에 달려온 기자에게 손사래를 치며 “보잘 것 없다” 말했다. 하지만 전시장에 남은 흔적은 그가 고수임을 가리켰다. 김 작가가 공들여 만든 소품 하나 하나를 살펴보니 색감 배치며, 문양을 다루는 솜씨가 특별하게 다가왔다.

 10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전시2관에서 선보이고 있는 ‘색지공예 소품전’에는 김 작가가 만든 색실함과 보관함 등 다양한 크기와 모양, 패턴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 작가는 30여 년 전 어머니를 돕기 위해 작업을 거들게 되면서 한지공예에 입문했다. 야문 손끝과 감각으로 작품만을 만들어왔다. 전통기법을 올곧게 지켜나가는 어머니를 지근거리에서 바라보면서 한지를 사랑하는 법을 터득했고,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이론적인 갈증을 해소하며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한지를 대했다. 색지 공예는 고운 자태 만큼이나 많은 손길로 매만지고 오랜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그냥 만들어진 법이 없는 셈이다.

 만고의 진리, 사랑하면 지키게 된다. 한지를 사랑하는 김 작가처럼 말이다.

 김 작가는 1993년 한지공예에 입문해 전국한지공예대전에서 은상·동상·입선, 대한민국전통공예대전 동상,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입선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전국한지공예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대한민국 한지대전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지사랑 대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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