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 83.2%, 사과 72.5% 신선과일값 큰 폭 치솟아
고환율과 고유가 장기화에 장바구니 한숨 계속될 듯
“들어오는 돈은 한정돼 있는데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다 보니 더 이상 졸라맬 허리띠도 없네요”
6일 전주시 덕진구 한 식자재마트를 방문한 주부 강모(39) 씨는 과일 코너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며 고심에 빠졌다.
혀를 내두를 정도로 비싼 가격 때문이다.
강씨는 “예전에는 알이 큰 사과를 한 봉지씩 사서 온 가족이 함께 먹었는데 최근에는 가격이 너무 올라 손이 잘 가지 않는 것 같다”며 “같은 돈이면 차라리 수입 과일이나 냉동 과일이 더 경제적이다”고 푸념했다.
자고 나면 오른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멈출 줄 모르는 물가 상승세에 서민 가계가 이중 삼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정부가 현 물가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각종 할인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서민들이 시장에서 느끼는 물가 수준은 상당히 높다.
실제 이 같은 상황은 통계 수치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월 전북자특별자치도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9(2020년=10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월(110.56) 대비 2.9% 상승한 수치다. 특히 단순 소비자물가지수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이상기온, 기상이변 등 공급이 감소한 여파로 신선과일류 가격이 약 30여 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영향 때문이다.
실제 사과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5%나 올랐다.
검역 문제로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사과 특성상 다음 수확 철까지는 금값 상황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사과의 대체재 관계에 있는 귤(83.2%↑), 토마토(45.8%↑), 체리(45.8%↑), 배(37.3%↑), 딸기(34.9%↑), 파인애플(20.1%↑) 등도 역시 큰 폭 상승했다.
이와 더불어, 신선식품지수는 136.47로 전년 동월(116.62) 대비 무려 17.0%나 상승했고, 생활물가지수 역시 116.30으로 전년 동월(112.53) 대비 3.4% 올랐다.
일각에서는 고환율, 국제유가 상승 등 향후 물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로 인해 장기간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기준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335원으로 우리나라는 당분간 1,300원대의 고환율이 어이질 것으로 예측된다. 물가 안정이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내 한 경제 전문가는 “현 물가 상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봉착했다”며 “정부가 물가를 조기에 잡을 수 있도록 좀 더 선제적이고 과감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물가 안착을 위한 비상수급안전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전북은 왜 타지역보다 비싼것이 많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