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이 30대도 ‘심장돌연사’ 확률 높아
한국나이 30대도 ‘심장돌연사’ 확률 높아
  • 최창환 기자
  • 승인 2024.03.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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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이에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심장돌연사에 대해 대자인병원 심장센터 신대희 센터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심장돌연사는 연령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는다. 최근 36세의 젊은 남자가 직장동료와 가볍게 축구 경기를 하던 중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정지로 응급실에 실려왔다. 그는 평소 건강했고 흡연 외에는 특이 병력이 없었었는데 최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주변에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였으나 반복되는 심실세동으로 제세동을 10회 이상 받았다. 본원에 후송되어 응급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하였는데 관상동맥의 좌전하행지 근위부가 100% 막혀 있는 급성심근경색이 심정지의 원인이었다. 빠른 응급조치로 다행히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젊은 나이에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심장돌연사에 대해 대자인병원 심장센터 신대희 센터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아직 젊은데 돌연사? 

 돌연사는 의학용어로 급성심장사 (sudden cardiac death)라고 표현하는데,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인하여 호흡과 순환이 정지되어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이나 제세동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증상 발현 후 1시간 이내에 사망에 이르는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 죽음을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하던 사람이 원인을 파악하거나 치료를 받을 겨를도 없이 갑자기 죽음에 이르렀을 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이러한 돌연사는 전체 사망원인의 약 15%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돌연사의 빈도는 연령에 비례하며 기존 심혈관 질환이 있을수록 많게 된다.
 

 ◆돌연사의 원인은? 

 돌연사의 원인으로는 혐심증, 심근경색 같은 관상동맥 질환이 가장 많다. 비후성 심근병증, 심부전, 판막질환, 브루가다 증후군, 심실세동 등 많은 심장질환과 그 외에도 폐동맥 색전증, 뇌출혈, 약물 등으로 돌연사가 발생할 수 있다. 

 1. 관상동맥 질환

 생활습관이 서구화되고 흡연, 비만,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동맥경화와 관련된 질병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심장의 근육(심근)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관상동맥은 생명과 직결된 매우 중요한 혈관인데, 동맥경화 등으로 혈관이 좁아지면 허혈성 심질환을 초래하게 된다. 협심증, 심근경색 등이 그러한 경우이다. 심근경색이 오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자신이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줄 모르는 경우도 많다.

 특히, 전체 돌연사의 70% 정도가 관상동맥 질환과 관련이 있다. 급성 심근경색 발생 후 첫 48시간 내에 심정지가 발생할 확률은 15~20% 정도다.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이 발생한 경우 12개월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50% 정도인데 그 중 50%는 돌연사이다. 심근경색과 불안정 협심증과 같은 급성 관상동맥질환에서 뿐만 아니라 과거에 심근 손상을 받았던 만성적이고 안정적인 관상동맥질환에서도 돌연사는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2. 심부전

 심부전과 심근병증은 돌연사의 두 번째로 흔한 원인이다. 심장은 우리 몸의 혈액을 쉴 새 없이 순환하게 하는 ‘펌프’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관상동맥 질환이나 고혈압, 판막질환, 부정맥 등에 의해서 심장 기능이 감소하면 조직에 필요한 혈액 공급을 못하게 되는 심부전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심근 자체의 원인에 의해서도 심장 기능이 감소하게도 된다. 이러한 경우에 있어서 심실세동 등의 생명을 위협하는 부정맥이 잘 발생하게 되어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를 일으켜 돌연사에 이르게 한다. 심한 울혈성 심부전의 경우 잘 치료돼도 2년 이내에 약 30%가 사망하게 되는데 이 가운데 50%는 돌연사이다. 

 3. 비후성 심근병증

 비후성 심근병증은 유전적인 원인으로 좌심실의 일부가 비대해 지면서 심장의 혈류 장애나 이완기 장애, 허혈성 심질환, 판막질환 등을 일으키게 된다. 무엇보다 위험한 것은 심방 혹은 심실에서 부정맥이 잘 생기게 되는데 연령이 증가할수록 그 빈도는 커지게 되며 치명적인 심실빈맥 등에 의해서 돌연사를 일으키게 된다. 심근의 두께가 30mm가 넘거나, 돌연사의 가족력, 실신의 병력, 비지속성 심실빈맥, 운동시 부적절한 혈압 하강이 있는 경우 그 위험도는 높아지게 된다. 약물 치료와 삽입형 제세동기(ICD)가 돌연사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4. 브루가다 증후군

 20~40대 청, 장년 남성에게서 주로 나타나는데, 특별한 증상 없이 수면 중에 갑자기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하여 그대로 사망하게 되는 질환이다. 심전도에서 특유의 ST-분절 상승 소견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실신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전기 생리학적 검사를 통해서 심실빈맥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위험군인 경우 삽입형 제세동기가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다. 

 5. 변이형(경련형) 협심증

 관상동맥 내의 심한 동맥경화는 없지만 관상동맥이 경련을 일으키면서 좁아지게 되어 심근허혈과흉통을 유발한다. 이로 인한 심근경색이나 심방세동, 서맥 등에 의해서 돌연사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관상동맥조영술이나 심초음파를 통한 관상동맥경련 유발 검사를 통해서 진단할 수 있으며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대자인병원 심장센터 신대희 센터장
대자인병원 심장센터 신대희 센터장

 ◆ 돌연사의 예방과 치료…심폐소생술과 AED가 가장 중요!! 그리고… ICD! 

 1. 응급치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환자를 목격한 경우에 자극에 반응이 없고 경동맥이나 대퇴동맥에서 맥이 느껴지지 않아 심정지 상태라고 판단되면 즉각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여야 한다.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와 하지 않은 경우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그다음은 제세동이 중요한데 자동 제세동기 혹은 수동 제세동기가 준비되고 심율동이 심실세동이면 즉각적으로 제세동을 시행한다.

 2. 1차 예방적 치료

 돌연사의 위험성이 높은 환자를 사전에 파악하여 급성심장사의 발생을 미리 막는 일차적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병원 이외의 장소에서 심정지가 발생하는 경우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여도 소생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소생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어도 약 30% 정도만 살아서 퇴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돌연사를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위험성이 높은 환자에서 돌연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은 심근허혈과 심부전을 치료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돌연사는 심실빈맥, 심실세동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항부정맥제를 많이 사용하여 왔으나 현재까지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물은 많지 않다. 최근에 많이 시술되는 삽입형 제세동기 (implantable cardioverter-defibrillator; ICD)는 인공 심박동기의 형태로 체내에 삽입하여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감지하여 제세동을 하여 돌연사를 많이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3. 2차 예방적 치료

 적절한 심폐 소생술을 시행하여 돌연사로부터 소생한 환자에서는 돌연사의 재발 방지를 위한 이차적 예방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돌연사의 가족력과 심근경색, 심부전, 대동맥판 협착증, 비후성 심근증 등의 여부를 확인하고 심전도, 심초음파 등의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24시간 심전도, 관상동맥 조영술, 전기생리학적 검사 등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러가지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할 수 있고 가역적인 원인이 없는 경우에는 삽입형 제세동기를 시술하는 것이 사망률이 현저하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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