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구를 지킬래요-13
우리가 지구를 지킬래요-13
  • 진안초 진영란 교사
  • 승인 2024.03.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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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지구를 돌보는 생태적 학급 운영

 1. 난 어떤 선생이었나?

 26년여의 교직 생활을 돌이켜 본다. 24살 파릇파릇한 청춘이었을 때, 반 아이들과 한 해를 살아간다는 것은 그냥 즐거운 일이었다. 무엇을 해도 아이들은 앳된 선생을 참 잘 받아주었다. 그래서 가끔 선심 쓰듯 자유시간을 주고, 함께 놀아주기만 해도 마냥 ‘좋은 선생’이 되는 교직 인생의 봄날이었다. 30대, 결혼과 출산을 겪으며 책에 빠지게 되는 시기였다. 무엇을 해도 책을 읽어야 하고, 아침에는 어김없이 ‘아침독서 15분’을 해야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었던 ‘진지한 선생’이었다. 그 시기 책은 학급운영과 모든 수업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이었다. 40대, 학교폭력과 코로나로 점철되는 대격변의 시기다. ‘학교 폭력 멈춰!’라는 책을 옆에 끼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까? 고군분투했다. 아이들과 틈틈이 놀아야지, 마을로 나들이 나가야지, 수업도 재구성해야지 그야말로 참으로 ‘애쓰는 선생’이었다. 드디어 50대, 나는 ‘생태 전환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었다. 물건 하나를 살 때도 ‘꼭 필요한 건가?’, 고민하고, 쓰레기를 버릴 때는 ‘비헹분섞’을 실천하고 있다. 덕분에 소비가 줄고, 물건도 줄고, 씀씀이도 줄었다. 나는 조금씩 좋은 선생에서 좋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2. 생태적으로 학급을 운영하려면?

 지구를 생각하는 아이들은 곁에 있는 친구들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길 줄 안다. 작은 것에 마음을 쓰며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는 삶을 실천하기 때문이다.

 “지구를 아끼면서 곁에 있는 소중한 친구를 아프게 하면 될까?”우리 지구별반 친구들이 다투거나 속 상한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던지는 질문이다. 한참을 생각하던 아홉 살 친구들은 고개를 가로 젓는다.

 어떻게 하면 지구와 친구들을 돌보는 아이들로 자라게 할 수 있을까? 교사의 삶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몇 권의 책을 소개해 본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책>    

<행동하는 지구인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지구를 돌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환경 교육에 대한 책이 궁금하다면 ‘환경교육포털’을 이용하면 좋다. 어떤 책을 선택하든, 꼼꼼하게 읽으며 실천 방법들을 궁리하고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지구를 돌보고, 친구를 아끼는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3. 생태 텃밭으로 생태 감수성 키워볼까?

 생태 텃밭은 한 뼘 정도의 땅만 있어도 가능하다. 추천하고 싶은 것은 수세미 심기와 쥐이빨 옥수수 키우기다. 수세미를 심어서 싹 트는 것을 관찰하고, 줄기가 자라는 것을 놀라워하고, 노란 꽃을 관찰하고, 어린 열매는 따서 청을 담근다. 다 큰 열매는 수확해서 수세미 씨앗 숫자를 세고, 잘 말려서 집에서 설거지할 때 수세미로 쓴다. 쥐이빨 옥수수는 텃밭의 블랙홀인 여름방학을 지나고 수확할 수 있는 귀한 작물이다. 덜 영글었을 때 쪄먹어야 하는 옥수수와는 달리 완전히 익기를 기다렸다가 프라이팬에 가열해서 팝콘으로 만들어 먹기 때문에 여름방학 내내 텃밭에 있어도 되는 효자 작물이다. 자세히 관찰하여 그리기 활동을 함께 하면 관찰일기도 되고, 책으로 출판을 할 수도 있다. 자연을 가까이 하며, 생명의 경이로움을 몸소 배우게 될 것이다.
 

 4.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교사로서 질문을 던져보자. ‘우리 아이들이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고, 힘껏 배워서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가?’,

 지구인으로서 물어보자. ‘나는 지구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우리 아이들과 내가 지구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당장 알아야 하고, 실천해야 하고, 지속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과연 무엇일까? 당신은 이미 오래 전부터 답을 알고 있다. 이제 전지구인이 나서서 행동해야 한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진안초 진영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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